흉포한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신상이 공개된 성범죄자의 거주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지역에서는 성범죄자의 거주 사실을 알리는 고지서가 돌때마다 주민들이 나서서 성범죄자를 동네에서 내몰려는 움직임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서구 도마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해당 아파트에 주소지를 둔 성범죄자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이 아파트에 주소지를 둔 30대 남성에 대한 성범죄자 정보가 인근 주민들에게 고지된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성범죄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주민 A(46)씨는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자의 존재는 자녀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다”라며 “성범죄자 얼굴을 외워놓는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가장 좋은 것은 그들이 아파트 내에서 떠나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성범죄 사실이 알려진 해당 남성은 부모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두고 있을 뿐, 실제 거주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부모가 살고 있고 주소지를 두고 있는 한 언제 성범죄자가 동네에 나타날 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부모도 이곳에 살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는 주민들도 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보니 딸을 둔 부모 입장에서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명절도 다가오는데 부모와 인연을 끊고 살지 않는 한 언제든 동네에 나타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웃 주민 B(56)씨는 “불안한 심정이야 마찬가지고 충분히 이해하지만 부모에게까지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성범죄 전과를 가진 남성이 현재는 이곳에 살고 있지 않지만, 일부 주민들은 부모도 이곳을 떠나도록 해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며 “궁여지책으로 아파트 전역에 CCTV를 설치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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