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 기자 |
햇살론을 비롯해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저소득층ㆍ저신용자들의 구제금융서비스를 1397번으로 한데 모은 것이다.
여기에서 1397이라는 번호의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개통식에서 “휴대전화의 번호판에서 각 모서리에 있는 1397번이 콜센터 번호”라며 “1397이라는 숫자는 조선시대 모든 백성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널리 윤택해질 수 있도록 업적을 세운 세종대왕의 탄생연도와도 같다”고 소개했다.
세종대왕의 백성을 위한 사랑은 한글 창제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또 업적 가운데 강우량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측우기 발명은 농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등 시대의 '센세이션'으로 평가된다.
세종대왕의 업적은 백성의 삶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필요한 부분 구석구석까지 해결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같은 면에서 서민금융 다모아 콜센터의 번호인 1397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세종대왕의 그것에 비교할 만 하다.
하지만 상징하는 숫자 하나에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실제 대형 대부업체의 성장과 더불어 고금리 신용대출이라는 덫이 서민들의 삶을 끊임없이 옭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형 대부업체를 통한 개인의 신용 대출은 전체 대출(담보대출 포함)의 99.3%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 대형 대부업체는 해외시장에도 뛰어들 정도로 거대해졌고 선진 금융시스템까지 내세우며 서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서민들이 알아보기 쉬운 번호와 편리한 상담 등은 이번 콜센터 개통으로 가능해졌다지만 대형 대부업체들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턱 낮은' 서민금융제도의 현실적인 적용을 서민들이 원한다는 것을 금융당국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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