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 조례를 무시한 만큼 과태료 부과를 검토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지역의 모범기업으로 치켜세우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중구청 등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지난 9일에 이어 23일에도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일을 무시하고 영업을 강행했다.
코스트코는 영업 강행에 앞서 지난 7일과 20일 다른 대형마트 등과 차별대우를 받는 만큼 영업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지역 지자체는 과태료 부과 등 강력 조치를 취하는 반면, 중구청은 눈치만 살피면서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중구청은 지난 20일 코스트코와 불우이웃돕기 지원을 위한 기탁식을 실시했다.
코스트코 대전점은 장애인복지시설 5곳에 쌀 200만원 상당과 라면 300만원 상당을 기탁했으며,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에게 백팩(가방) 400개를 지원했다.
중구청은 코스트코의 지원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웃과 정을 나누며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섰다'고 홍보했다. 또 '코스트코와 같은 우수한 기업', '지역의 모범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등 한껏 고무된 표현으로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 시기는 대전 등 전국의 코스트코 매장이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채 의무휴업을 무시하고 배짱영업과 무임승차에 나서 논란과 비난이 고조된 시점이다.
서울의 지자체는 코스트코에 대해 수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며 강력 대응한 반면, 중구청은 법적 하자 등을 핑계 삼아 눈치만 살피는 실정이다. 어차피 오는 11월이면 유통산업발전법 조례 재개정 시행에 따라 의무휴업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통시장과 중소규모 동네 상인들은 중구청이 불우이웃 지원금 수백만원에 행정 제재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 매출액이 엄청난 코스트코가 행정 제재를 감수하면서까지 영업을 강행한 것은 대기업의 횡포지만 중소상인을 보호해야 할 중구청이 맞장구를 쳤다는 이유에서다.
전통시장 한 관계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코스트코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제공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전통시장과 동네상권을 힘겨운 생존 경쟁으로 내모는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중구청 역시 실질적인 중소상인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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