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의 중심인 대전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규정한 여객터미널은 두 곳이다. 대전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결합체인 대전복합터미널과 중구 유천동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이 대전에 대합실·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적합하게 갖춘 정식 터미널이다.
▲ 사진은 용두동시외 간이정류장 |
유성시외버스정류소 등은 출발지에서 목적지 사이 버스가 잠시 정차하는 간이 시설에 속한다.
대전에는 이런 간이정류장이 둔산시외버스정류소(1998년), 신흥동시외버스정류소(1980년), 관저시외버스정류소(2010년) 등 10곳에 달해 관리되지 않은 채 터미널 기능을 대체하고 있어 문제다.
서울시가 터미널 5개에 정류장은 한 곳도 없으며 광주시는 터미널 1곳에 간이정류장 5개, 대구시 역시 간이정류장 3개가 있다. 대전은 도시 규모에 비해 간이정류장이 유독 많은 셈이다.
인도 위에 가건물 등으로 세워진 간이정류장은 화장실이 없어 한참 떨어진 아파트단지의 상가를 사용하거나 대합실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
또 둔산과 유성, 관저의 간이정류장은 차량 흐름이 많은 곳에 조성되면서 정류장 인근은 택시와 버스가 뒤섞여 교통정체를 빚거나 사고 다발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여기에 시설이 열악한 간이정류장이 터미널보다 이용자가 더 많아 대전의 첫인상이 심각하게 구겨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은 지난해 하루 972명이 이용한 반면 간이정류장인 유성시외버스정류소에 하루 4027명, 둔산고속·시외버스정류소 3016명이 각각 이용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간이정류소에 편의시설을 보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민 불편 때문에 정류소를 폐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간이정류장이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정착했고 노인 등 교통약자에게는 꼭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
시 관계자는 “대전은 터미널보다 간이정류장이 더 활용되고 있지만, 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개수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며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해야 할 고속·시외버스가 많은 정류소때문에 도심권을 통과하는 문제도 있어 간이정류장의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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