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상 공연 문제가 발단이 됐지만, 그간 내부적으로 쌓여온 불만이 공연 준비 과정에서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시립무용단 운영협의회는 무용단의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매달 1차례씩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사무국과 예술감독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6월 운영협의회는 한차례 이같은 의견을 대전시와 예술감독에게 전달한 바 있지만, 또 다시 예술감독의 태도, 운영 등에 대한 내부 갈등은 가시지 않았다.
다시 문제가 불거지자 정은혜 감독과 무용단 사무국, 운영협의회는 24일 무용단 운영과 관련된 문제점을 두고 여러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A 무용단원은 “현재 내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정대학 출신 단원들과 관계에서 비롯된 갈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 감독이 예술감독 취임 전 몸담아 왔던 특정 대학 출신 단원 감싸기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 달 6일 진행되는 공연 '처용'과 관련해서는 단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부 단원들은 '처용' 무대에 함께 오르는 객원 무용수들에게 안무를 배우는 것에 대해 정 감독의 독단적인 운영방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연과 관련해 단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조직 내 정은혜 감독과 단원들의 오랜 불협화음이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한다. 무용계 한 인사는 “시립무용단 단원들은 나름대로 무용 분야에서는 최고인 무용수들”이라며 “이들이 자체적인 내규를 정하고 논의된 이야기를 감독에게 전달하면 감독은 의견을 수렴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감독과 단원들 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화계 한 관계자는 “수십 여명이 있는 단체에는 개개인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단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가는 모습도 단체장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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