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사업본부가 첫마을 1단계와 2단계 아파트 분양 설명회 시 약속했던 주민 핵심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입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LH는 당초 첫마을이 가진 상징성과 초기 편의시설 인프라 부족을 감안, 단지 내에서 웰빙 스포츠ㆍ레저ㆍ문화 욕구를 모두 충족토록 설계했고 또 그렇게 홍보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이와 달랐다.
24일 첫마을 내 단지별 관리사무소 및 입주자, LH 세종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시설은 1단계 아파트 내 피트니트센터와 헬스케어, 문고실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말 입주 시작 후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문을 열지 않은 채 내부에는 폐기물 등 쓰레기와 먼지만 수북이 쌓여 있는 상태다.
문제는 LH가 기본 시설만 해놓은 채, 헬스기구 등 각종 필수 기반시설 지원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반면, 지난달까지 입주율을 50% 넘긴 2단계 아파트에는 단지별 피트니트센터 필수 시설물이 설치됐다. 이에 따라 1단계 입주민들은 분양시 LH가 약속한 것과 다른데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LH는 1단계의 경우 분양 팸플릿상 시설 지원이 안된다고 분명히 명기했기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2단계는 설계의 다변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넣었고, 이를 분양가 산정항목에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분양 팸플릿에 명기가 안됐다면 검토가 가능했지만, 현재로서는 지원할 근거가 없다”며 “입주민들에게 공식적인 답변을 했고, 장기적으로 지원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LH의 이같은 입장과 태도에 입주민과 지역민들의 원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A단지 관리사무소장은 “입주민들이 계속 언제되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어 답답하다”며 “첫마을 연령층 다수가 40대 이하 젊은층인데, 남편을 일터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뒤, 주부들이 할 수있는 게 없어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과 대전, 충북 등을 오가며 진행한 분양 설명회의 과대 광고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C단지 관리사무소장도 “누가 분양 팸플릿에 작게 표시된 글자 하나하나를 꼼꼼히 다 읽는가”라며 “이렇게 뒤통수를 칠 거였으면, 분양 설명회에서 시설지원이 안된다고 분명히 밝혔어야 옳았다”고 성토했다.
한솔중 개교 후 5개월여째 활용이 안되고 있는 수영장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LH가 기본시설만 한 채 떠넘긴 인상이 짙다. 분양설명회 때도 이사오면 누구나 쓸 수있다고 일방적인 선전을 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며 “기본 시설비만 5억~6억원에 유지관리비를 시 재정으로 충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와 교육청, 행복청, LH간 공동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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