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인생'은 전직 형사 출신의 주방장 아버지 장신조(임채무 분)와 그의 네 딸 승주(임정희 분), 정현(류현경 분), 주현(유다인 분), 미현(혜리 분)의 삶은 그린 휴먼 드라마. 운 PD는 2008년 '황금신부' 이후 약 4년 만에 '맛있는 인생'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맛있는 인생'은 안방극장에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렸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운 PD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 지난 4월 첫 방송 이후로 '맛있는 인생'은 평균 시청률 8.3%(AGB닐슨, 전국기준)를 보였고, 최고 시청률도 12.5%에 불과했다. 최종회도 10.7%에 머무는 등 SBS 주말극치고는 좋지 않은 성적으로 퇴장하게 됐다.
'맛있는 인생'이 시청자로부터 외면을 받은 가장 큰 이유로는 진부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시누이와 올케의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대립은 20부가 넘게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스토리가 어느 순간부터 정체된 느낌이다. 따라서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 같다”며 “운군일 감독의 파워도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예”라며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안방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달라졌고, 성향도 바뀌는 추세다. 과거 드라마 '모래시계'로 신드롬급 열풍을 몰고 왔던 김종학 PD-송지나 작가도 '태왕사신기' 이후 약 5년 만에 '신의'를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했지만, 옛 명성만큼 큰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명 제작진의 명성만으로 드라마의 흥행을 보증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반면 최근 종영한 드라마 '추적자'의 박경수 작가는 신인에 가깝다. '추적자'가 첫 단독 집필작이기 때문. 박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쫀쫀한 대사는 젊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시청자마저 사로잡았다. 더 이상 감독이나 작가의 명성이 흥행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베테랑 감독과 작가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지 과거 흥행작을 내세우기보다는 시청자의 성향과 현재 드라마의 트렌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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