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내주는 등 기세가 꺾이면 쉽게 무너졌던 모습을 탈피해 계속되는 공세를 받으면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수차례 위기를 극복하는 등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알렉산드로와 바바 등 용병이 투혼의 수비를 보여주고, 문제로 지적됐던 골 결정력도 좋아진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스플릿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전은 지난 22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을 상대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승점 1점을 추가로 챙겨 대전은 총 32점으로 꼴찌 강원과의 승점차를 두 게임 이상(7점)으로 벌리면서 B그룹 4위(전체 12위)를 수성했다.
대전은 이날 강팀 인천을 상대로 수세에 몰려 수차례 위기에 몰렸지만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다.
인천은 전반 12분 박준태의 크로스를 받은 설기현의 발리슛, 35분 공격수 한교원의 대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 등 대전의 골문을 계속해서 위협했다.
대전도 6분 테하가 스틸해 건네준 볼을 김형범이 슛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빗나갔고, 4분 뒤 케빈이 인천 수비수의 공을 스틸해 왼발슛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인천은 짜임새 있는 패스와 재치있는 플레이로 대전의 골문전 근처에서 끊임없이 압박했지만 대전은 선제골을 내주지 않았다.
양 팀의 균형이 깨진 것은 전반 11분. 인천의 브라질 용병 이보가 올린 프리킥을 수비수 이윤표가 헤딩으로 연결, 선제골을 가져간 것. 1분 뒤 인천 이보는 또다시 날카로운 외발 슈팅을 날리는 등 압박을 계속했다.
역습에 나선 대전 유상철 감독은 후반 실점 직후 미드필더 김병석 투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에 부응하듯 24분 김형범이 문전으로 올린 프리킥을 김병석이 헤딩으로 연결, 동점골을 터뜨렸다. 동점 상황에서 대전은 추가골을 만들지 못했지만, 계속되는 인천의 골문전 위협을 막아내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용병들의 투혼 수비가 빛났다.
후반 37분 대전의 수비 실책을 틈타 인천 박준태가 슈팅을 날렸지만 대전 미드필더 바바가 육탄방어로 위기를 넘겼다.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대전의 브라질 출신 수비수 알렉산드로도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며 맹활약했다.
이날 위기 속에서 알렉산드로는 인천 공격의 핵 설기현의 움직임을 때론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때론 영리한 수비로 막아냈다다.
상대 공격의 패스와 크로스 방향을 예측, 차단해 페널티 지역에서 기회를 만들지 못하게 했고, 포백라인(이정열, 이웅희, 김창훈)과의 호흡도 완벽했다는 평가다.
올 시즌 개막 후 한달 뒤 합류한 탓에 손발을 미쳐 맞추지 못한 데다 체력적 준비도 부족하고,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느껴 출발이 좋지 않았던 알렉산드로지만 지금은 팀에 온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알렉산드로의 활약은 일단 1차 목표인 강등권 탈출에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에 대전 입장에선 조금이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대전 유상철 감독도 알렉산드로는 팀에 없어선 안될 선수라고 칭찬하고 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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