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유기적 세계관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동반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동양적 관점에서 인간은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으며, 인간 자신이 자연의 일부, 곧 자연 그 자체다. 이러한 동양의 유기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작품 속에 얼룩말들을 등장시켰고, 작품 속에서의 얼룩말들은 얼룩말이 가진 의미나 성격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 아니라 나(인간)의 감정 표현의 매개체로 등장하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과 물질의 풍요 속에서 인간은 자연과 세계로부터 고립된 채 메마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고독과 메마른 삶의 세상, 어지럽고 복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질인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었다. 이러한 마음을 여러 작품 중의 하나인 '나도 나도'에서는 숲으로 이루어진 공간 속, 유유히 놀고 있는 기린 한 마리가 있다. 그 모습을 부럽다는 듯 지켜보는 얼룩말의 모습,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숲의 공간을 부러워하며 '나도 들어가고 싶다…'라고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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