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전시문화상의 빛을 되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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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전시문화상의 빛을 되살리자

  • 승인 2012-09-20 19:22
  • 신문게재 2012-09-21 21면
대전시문화상의 빛이 바랠 대로 바랬다. 최근 수상 부문이 없는 경우가 잦더니 올해 문화상 수상후보자 중 체육과 언론 분야 지원(추천)자는 단 1명도 없었다. 2004년 25명이었다가 2005년 12명으로 현저히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문화상 인기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수상자 공모에 1명도 지원하지 않거나 1명만 지원한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상이 향토 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 고취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문화상의 위상 강화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큰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대전시도 시상 제도 개선 등 위상 강화 방안을 찾아보긴 했지만 근본적인 접근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2004년 공직선거법 개정 여파로 상패만 있고 상금이 폐지돼 '수상 욕구'가 사라진 것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추천제도 등 운영 방식의 구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원인은 문화상 부상(상금)을 기부금으로 보는 유권해석에 시상주체인 지자체가 묶인 부분에서 풀어야 한다. 다른 보상 방안, 시상 방법을 찾는 것보다 국회나 중앙정부에서 족쇄를 푸는 게 더 합리적이다.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도 대안을 찾아볼 여지는 있다.

상금으로 상의 가치를 재단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이다. 하지만 상의 목적이 업적을 기리는 데 있다면 응분의 보상이 따르는 게 자연스럽다. 문화상 상금을 미지급하면서부터 지원자, 추천자의 관심이 떨어진 것만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노벨상에 상금이 있다고 상의 권위가 훼손되는가. 한빛대상 등 지역 내 다른 상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렇다.

대전시장 상패만 있고 상금 없는 문화상으로 더 굳어지기 전에 상금 부활, 대체 가능한 보상 등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 또 아무리 전통과 관록의 상이라 하더라도 꼭 대전시장 명의로 표창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상패만 받으면 명예가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문화예술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제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위상 하락이 권위 하락으로 이어지면 그 상은 종잇장이나 유리조각에 불과하다.

결정적인 요인을 외면한 채 해법을 찾는다면 추락하는 인기를 되돌릴 수 없다. '지원자 0명'으로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 정도라면 상의 존립 자체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경종이다. 대전시문화상을 선거와 연관해 시상행위를 제한하는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어떤 상이건 걸맞은 보상제도는 꼭 필요하다. 여기에 문화상의 권위를 되찾는 해법이 들어 있다. 상이 제정된 1989년 이후 142명의 수상자들의 명예와도 관련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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