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겸 전 충남지방경찰청장 |
사물이 이런데 사람에 대한 평가가 덜 사사로울까. 더 사적이다. 그 사람을 내가 좋아함 또는 싫어함은 더더욱 주관적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애증(愛憎)의 중간치는 존재치 않는다 해도 무방하다. 덤덤함은 상호관계 부존재(存在)를 의미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이건 논리적으로 이어지고 이론적으로 헤어지는 게 아니다. 왠지 모르게 좋아서 미쳐서 ?아 다닌다. 죽음도 불사한다. 반면 그 인간 무작정 싫은 경우도 있다. 화면에 나올라 치면 채널을 획 바꾼다. 암살과 테러도 자행한다.
이런 인간평가의 계절이 도래했다. 대통령선거의 주요 후보가 윤곽이 잡혔다. 삼파전. 우측의 완연한 보수가 일찌감치 출사표 던졌다. 정체성이 모호한 좌익대표가 정해져 좌측에 섰다. 여기에 강남좌파가 대통령 되겠노라며 나섰다.
이 세 파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부패다. 입신출세하여 내로라하면서 그 이면의 축재과정에 흑막이 수두룩하다. 법 지킨다는 걸 무시하고 살아왔다. 준법은 다스리기 위해서 써먹는 도구였다. 저들이 지킬 기준은 아니었다.
여하튼 이런 부류가 정계를 형성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좀 나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 문제는 이번 대선이 정책선거가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의 병폐를 보는 눈이 비슷해 정책대안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후보에 대한 치부를 들춰내는 선거수법이 기승을 부릴 거라고 나는 본다. 후보 본인의 약점이라면 용인할만하다. 부적격자를 도태시키는 방법이니 말이다. 그러나 부모의 문제이거나 우리의 과거역사라면 이는 비겁한 짓거리다.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늙은이는 많아지고 아기의 탄생은 저조한 인구형태. 혈연-지역-조직의 부조기능이 소멸한 생활방위시스템. 청년과 노년의 일자리가 정체상태인 취업구조. 주거비와 교육비가 부담이 되는 가정경제. 이런 한국사회를 건강하게 재창조하는 방법을 경쟁해야 한다.
특히 저소득층 가계에 대한 배려정책이 확실하게 제시돼야 한다. 이런저런 조건을 만들어 배제시키는 복지대책은 폐기돼야 한다. 실제 못 먹고 못 입고 못 배우고 병 못 고치면 합당하게 처우 받게 해야 한다. 그게 정치가 하는 일이다.
이들의 식품과 집세와 건강보험료와 교육비 등 생활필수 서비스에 대한 보조금은 실시방안이 공표돼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는 정부가 인수해 중산층 이하에 할인된 가격으로 재판매해야 한다. 부동산 거품을 빼면서 외면당했던 실수요자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책이나 공약에 대해서는 덜 매료된다. 우리가 마음을 빼앗기는 대상은 무엇인가. 진정 정치가에게 바라는 건 무엇인가. 별 거 아니다. 정직함과 진지함 바로 이거다. 어려운가. 정치가에게는 그렇게도 어려운 주문인가.
만약 당신이 실수했다고 생각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 이를 인정하고 반성을 한다면? 그 잘못된 일까지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보다는 득이 많아질 기회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감추거나 부인한다면 소통 가능한 좋은 기회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 어느 정권이건 악습을 되풀이했다. 선거 때와 출범 후가 사뭇 달랐다. 정치가와 지도자는 자기들을 태양은 아니더라도 저 허공의 스타로 여겼다. 집권해서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를 그렇게 만드는 병은 심해졌다.
우리를 근처에 오면 안 되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저들끼리 나눠먹고 치부했다. 불법이라는 의식과 범죄감각이 없었다. 아마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그러한 무리에게 경종을 울리리라고 본다. 당신네도 역시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게 만들듯 하다. 서러웠던 평범함의 힘이다. 배고픔과 아픔이 사라졌다 하지 말라. 서글픔이 아직도 있는가 하지 말라. 누가 배고픈지 누가 아픈지 누가 서글픈지 헤아리는 사람에게 표가 간다. 감성선거다. 야, 이거, 살만한 인생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 들게 해야 이길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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