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罷)는 그물 망(罒=网)에 능할 능(能)을 받친 글자이다. 아무리 재능이 있는 자라도 법에 걸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데서 “피하다”, “고달프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공자에게 학문이 뛰어난 안연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안연은 자신의 학문이 스승에게 못 미침을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깊게 탄식하며 “스승님의 가르침은 우러러보면 볼수록 높아 보이고, 뚫고 내려가면 갈수록 더욱 굳으며,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저의 뒤에 와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체계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잘 지도해 주십니다.
스승님께서는 학문으로 저를 넓혀 주시고, 예의로써 저를 단속하여 주시기에 저는 학문을 그만 두고자 해도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欲罷不能). 나는 이미 내 재주와 힘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앞에 우뚝 서 있는 것만 같은데 아무리 뒤쫓아 가려해도 잡힐 듯하면서 도 끝내 잡을 수 없습니다.“ 하고 말했다.
이때부터 욕파불능은 “중도에 그치려 해도 그칠 수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