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시 원성동 엄지헤어샵 엄정주<오른쪽>원장이 천안시 엄천섭 지역경제팀장과 업소 입구에 부착된 착한가격 모범업소 표지판 앞에서 생활물가 잡기를 다짐하고 있다. |
천안시 원성동 엄지헤어샵(원장 엄정주ㆍ53)이 천안시와 중도일보 공동캠페인 '착한가격'에 동참하고 있다.
착한가격은 서비스요금을 지역 평균가보다 낮게 받거나 동결 또는 인하한 모범업소로 천안시에는 음식점(75개)과 개인서비스(31개)등 106개 업소가 지역물가의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다.
엄 원장은 2005년 자신의 애칭이기도 한 '엄지'를 따서 미용실을 개장하면서 지금까지 파마가격을 2만원으로 동결했다. 커트 요금도 7000원으로 주변의 미용실보다 12~30% 저렴하다. 그나마 65세 이상 노인과 학생, 어린이는 5000원으로 낮춰 받는다.
엄지헤어샵이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가격도 착하지만 엄 원장의 심성이 곱기 때문이다.
자그마한 키와 덩치에 수줍은 그이지만 휴일이면 가게를 닫아걸고는 봉사에 나선다.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아 아예 미용실로 어려운 이웃들을 초대해 재능을 기부한다.
장애인들이 함께 사는 인근의 A빌라는 엄 원장이 매달 들러 머리를 깎아 주고 염색과 파마로 단장해준다.
또 다른 독거노인들의 머리손질도 엄 원장의 몫이다. 소년소녀가장들은 헤어샵으로 초청해 머리를 깎아주고 간식을 나누며 엄마의 처지에서 어려움과 하소연을 들어준다.
엄 원장은 “조금씩 욕심을 줄이면 물가도 내려가고 생활도 한층 여유가 넘칠 것”이라며 “가격 올리기 경쟁은 결국 임대료만 잔뜩 올려 업소와 소비자 모두가 손해”라고 지적했다.
혼자 헤어샵을 운영하는데다 착한가격과 봉사로 분주한 엄 원장의 생활은 그리 여유롭지만은 못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주변의 권유로 60㎡ 넓이의 헤어샵 한쪽에 의류판매점도 마련했다.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는 엄지헤어샵에는 오늘도 공짜와 절반 가격의 손님들로 넘쳐났지만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 엄 원장은 가위질에 열심이었다.
천안=맹창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