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슈퍼스타K'의 첫 번째 시즌 우승자로 당당하게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행운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 채널의 오디션 출신 가수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그를 향해 열광했던 시청자들 역시 시즌2 돌입과 함께 새로운 지원자들에게 관심을 돌렸다.
그랬던 그에게 행운의 여신은 다시 한 번 손길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다.
할 줄 아는 게 노래밖에 없던 울산 촌놈은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뒤 손발이 오글거려 죽어도 못하겠다던 연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갖게 됐는데 뒤돌아 생각해보니 많이 외롭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표출할 방법을 몰랐죠. 때마침 '사랑비'로 연기를 시작했는데 그 때 제 안에 억눌렸던 게 터져나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응답하라 1997'(이하 응답하라)은 '사랑비'가 터준 물꼬를 타고 '연기신동' 서인국의 갈증을 채워줬다.
그러나 서인국이 처음 원했던 역은 윤윤제가 아닌 방성제 역이었다. 담당PD가 주인공을 시켜주겠다는데도 거절했다니, 이유가 궁금해졌다.
“제가 갑자기 주인공을 하면 시청자들이 거부감이 들 것 같았어요. 게다가 윤제 역할이 워낙 멋있는 역이다 보니 부담도 컸죠. 감독님께 '저 힘들 것 같아요. 다른 역할 시켜주세요'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네가 자신있다고 하면 너 믿고 가겠다'며 오히려 제게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서인국은 '응답하라 1997'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바로 MBC 주말드라마 '아들녀석들'에 투입된다.
20세기에는 해바라기처럼 한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을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희대의 바람둥이 역.
“윤제는 저랑 반 정도 닮은 것 같아요. 저는 관심없는 분야는 쳐다도 보지 않기 때문에 여자도, 제 여자친구 아니면 아예 관심을 안 가지거든요. 제 여자한테는 한도 끝도 없이 애교를 부리는 타입이에요. 반면 '아들녀석들'의 승기 역은 제 친구 중에 비슷한 놈이 있어서 그 녀석을 롤모델로 삼으려고요. 아주 사고뭉치인 녀석이라 기대가 커요.”
서인국은 올해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MBC드라마까지 섭렵했다.
'슈스케' 출신에게 가장 인색하다는 MBC라는 고지에 차례차례 깃발을 꽂는 서인국의 심경은 어떨까. 음악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미련은 없는 걸까.
“일단 '아들녀석들' 현장에서는 제가 가장 막내예요. 당분간 연기에만 집중하고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들녀석들'의 OST로 가수 서인국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응답하라'는 서인국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아로새긴 작품이다.
거두절미하고 질문을 던졌다. “'슈스케' 1등했을 때와 지금, 언제가 더 좋나요?” 그는 윤윤제 마냥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솔직히 '슈스케' 1등했을 때가 더 좋아요. 그때는 꿈을 이룬 거잖아요. 올해에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영화 출연과 단독 콘서트가 꿈입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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