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매장의 식품안전에까지 빨간불이 켜진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이른바 '포장지 갈이'는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포장지를 통째로 바꿔 마치 정상 제품인양 조작하는 수법이다. 이런 식으로 제조연월일과 유통기한을 속여 제품을 팔아왔다니, 폐기해 마땅한 쓰레기를 시민들에게 먹인 셈이다.
이것뿐이 아니다. 대전특별사법경찰수사팀이 백화점 2곳과 대형매장 14곳을 대상으로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 단속에 나섰더니 무려 절반이 넘는 9곳이 적발됐다. 유통기한을 위조하고 변조하는가 하면 혼동이 되도록 표시하고 아예 표시를 빼놓는 등 수법도 다양했다. 대형유통매장마저 이렇다면 어느 제품을 믿고 먹어야 할지 소비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시민들이 대형유통매장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믿을 만하다'는 공신력도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매장을 보면서 먹을거리도 위생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그런 대형매장이 식품안전은 뒷전인 채 제조일자나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속임수를 써왔다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안전해야 할 식품에 대해 유통기간을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혼동 표시하는 등의 사례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과거 일부 대형마트가 적발돼 물의를 빚었던 포장지 갈이가 여전히 반복되는 것은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인 때문은 아닌가. 이번처럼 의도적으로 유통기한을 조작해 유통시킨 업체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통명절 추석이 코앞이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이번에 적발된 사례와 같은 먹을거리로 장난치는 행위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경찰을 비롯한 위생당국의 지속적인 단속과 관리가 요구된다. 식품안전에는 한 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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