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은 지금까지 '봇물'에 비유될 만큼 쏟아져 나왔다. 최근만 해도 행정도시와 관련해 3건이 발의됐고 조만간 세종시 관련 특별법 1건이 추가 발의된다. 하나같이 세종시 활성화와 성공적인 정착을 다룬 개정안들이고, 따라서 현행 제도나 규정에 문제가 있어 손질한 내용도 다수 반영돼 있다.
새로운 도시 프레임을 만드는 일은 초기 안착이 중요하다. 때로는 세종시의 특수성, 즉 행정수요 증가 요인, 설치 목적 등을 감안해 특례를 인정해야 한다. 예산상 뒷받침이 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도 관련 법안이 우선순위에 밀려 한없이 계류 중이거나 물거품이 되는 현실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세종시에 대한 철학 부재와 국가 비전 실현을 경시한 탓이 아닌지 의심된다.
단순비교할 때 세종시의 보통교부세는 전남 무안군이나 경북 칠곡군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대선 후보를 포함한 정치인들은 틈만 나면 자족기능 확충을 말한다. 그러면서 법적 또는 제도적 인센티브 부여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정부 부처 간 대립되는 측면이 있었는가 하면 충청권 내에서도 이해관계가 상충되거나 혼선을 빚은 것도 부분적인 원인이 됐다. 초당적 협력이 왜 필요한지 저절로 설명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먼저 사전 조율과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입법화를 미룰수록 투자 유치와 세종시 내 균형발전, 자족기능 확보는 늦춰져 세종시의 초기 연착륙은 멀어진다고 봐야 한다. 이주 공무원 정착을 위한 지원 대책 등 중앙행정기관의 차질 없는 이전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선 국면에서 관련 특별법 문제가 거론되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당리당략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법 개정 및 제도 마련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안의 시급성을 종합해볼 때 현재 계류 중인 법안과 입법 발의 예정인 세종시특별법 개정안까지 연내에 처리돼야 한다. 세종시는 지금 행정ㆍ재정적 특별 지원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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