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의 주택에 도시가스 배관을 설치해달라는 단체민원을 해당구청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충남도시가스에서 매년 시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가스 배관공사를 하고 있으나 경제성과 투자가치 등을 우선해 선정하다 보니, 가구 수가 적은 단독주택 거주자들은 혜택을 못 보고 있다”고 푸념했다.
A씨 처럼 구도심 단독주택지에서 살고 있는 서민들은 '돈되는 사업'만 우선시하는 (주)충남도시가스의 영업 행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대전지역 구청 등에 접수된 도시가스 관련 민원은 무려 200여건으로 이 가운데 대부분은 A씨처럼 '도시가스를 공급해 달라'는 민원으로 알려졌다.
18일 본보가 대전지역 5개 구청을 통해 도시가스 보급률을 파악한 결과, 동구 81.5%, 중구 75.5%, 서구 96%, 유성구 86%, 대덕구 84% 등으로 조사됐다.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의 보급률이 신도심인 서구나 유성구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이다.
특히, 같은 동구지역이라 하더라도 공동주택은 100%에 가까운 보급률을 보였으나 단독주택은 절반 수준인 51.3%에 그쳤다. 또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인해 주택의 집중도가 낮은 대덕지역도 단독주택(공동주택 약 100%)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68%에 머물렀다.
결국, 충남도시가스는 가구 수가 많은 공동주택 밀집지역은 대부분 배관공사를 완료한 반면, 가구 수가 적은 단독주택이나 공사비가 많이 투입되는 지역은 사업추진에 인색한 셈이다.
도시가스 업계 한 관계자는 “충남도시가스는 도심 100m 구간에 37가구 이상이면 공사비 4000만원을 투자해 7년 내에 (공사비를)회수할 수 있는 경제성을 따지고 있다”며 “37가구 이하로, 거주하는 세대가 적으면 공사를 꺼리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시가스 측은 “가스 배관공사와 관련해 비용이 증가하면 가스요금 인상에 반영됨에 따라, 매년 적정선에서 공사비를 책정하고 있다”면서 “아파트의 경우 배관공사를 바로 하지만, 상가나 단독주택은 가구수와 사용량 등을 먼저 파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남도시가스는 지난해 여름 대전 도안신도시 일부지역(단독주택, 상업용지) 도시가스 신규공급과 관련해, 사업비 과다 및 수익성 등을 고려해 시설투자를 꺼려 토지계약자들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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