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 |
지난 6월 제8대 건설협회 대전시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의 머릿속을 줄곧 떠나지 않는 화두는 '지역경제 활성화'였다. 공동의식 역량 제고, 융ㆍ복합 시대에 맞는 건설선진화 풍토 조성, 업역 간 상생협력관계 구축은 이를 뒷받침하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상들이 하나씩 실행에 옮겨지면서, 회장으로 있는 금성백조주택의 일은 정작 뒷전으로 밀려나기 다반사였다. 직원들은 “회장님 얼굴 뵙기가 하늘의 별따기다”라고 농반진반 말한다. 대전 건설업계 등 경제계에서 불황기 지역경제살리기에 올인하는 정 회장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짐작된다.
사실 이런 행보는 건설협회 대전시회장 취임식에서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그는 취임식에서 발주기관과 민간사업자 간 유기적 정보교환, 지역중소건설업체의 일감 확충과 민ㆍ관ㆍ산ㆍ학ㆍ연 간의 동반성장 기반 구축, 불합리한 건설제도 개선 및 법안 건의, 윤리경영과 사회공헌활동 확산, 대전지역건설단체총연합회 구성 등을 밝혔다. 앞만 보고 뚝심 있게 뛰면 목표가 손에 잡힐 것이라는 게 그의 신조였다.
실제로 정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LH 대전충남지역본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대전발전연구원, 대전 5개 자치구, 대전도시공사 등 경제관련 기관을 방문했다. 지역경제살리기를 위한 기관의 폭넓은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염홍철 대전시장과 이원종 대전시건설관리본부장과 잇따라 만나 건설업계의 현실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의 '광폭행보'였다. 그는 건설협회 회원사와 지역경제단체간 소통과 화합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상생협력 관계를 쌓고 소통의 장 마련을 위한 대전시 경제단체 및 유관단체 친선골프대회를 세종필드골프클럽에서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것도 그런 생각에서다.
정 회장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형건설사와의 관계 개선에도 눈을 돌렸다. 대전 소재 대기업 지사장과의 간담회를 마련해 지역건설사와의 상생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지역경제의 선도적 역량을 발휘하고 신뢰받는 대전 건설단체로 거듭나려면 더 결집된 힘과 위상이 절실하다고 평소 절감해온 그다. 지금 지역 내 10개 건설관련단체, 5개 학연단체가 망라된 대전건설단체 총연합협의회의 내달 출범을 추진 중이다. 이 역시 정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한편으로 '잔정' 많기로도 소문이 나 있는 정 회장이다. 평화의 마을 아동복지센터에 조국기행 순례를 후원하고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대전시티즌 홈경기 티켓을 전달하는 등 어둡고 그늘진 곳을 돕는데 소홀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의 이 같은 광폭행보를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며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밥상이 차려진다면 수저를 들고 내가 먼저 먹겠다고 달려드는 어리석은 짓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공공사 수주 감소 등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건설사, 나아가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것 말고는 다른 뜻이 없다고 단언한 만큼 그런 우를 범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공석이나 사석에서 사심이 없다고도 했다.
흔히들 대전에는 색깔이 없다고 한다. 정체성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자기 목소리, 애향심이 부족하다는 말로도 들린다. 현재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전상공회의소를 비롯해 대전개발위원회, 대전1ㆍ2산업단지협회,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등 20여 기관과 단체가 나름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어느 경제단체장을 막론하고 자비를 들여가며 열성적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선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것이 정성욱 회장의 '광폭행보'에 경제계가 지지와 찬사를 보내는 까닭이 아닌가 싶다. 정 회장이 대선후보 못지않게 바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 '변신'과 '변장'이 아닌 실제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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