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태]질문하기 공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방경태]질문하기 공부

[교육단상]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승인 2012-09-18 14:32
  • 신문게재 2012-09-19 20면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요즈음 교사들은 교사 나름대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문 교과를 가르치는 일 외에도 학교평가, 교원능력평가, 교실수업개선, 학교폭력 예방 등을 하면서 할 일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갈수록 시간에 쫓기고 바쁘게 평생 학습해야 함을 실감한다.

교사들에게 요구하는 대부분의 연수는 충분한 교재준비를 통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창의적 사고력을 확산시키는 발문을 강조한다. 학교 교육을 통해 수많은 기존의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점은 적극 공감하고 또 그 필요성을 느낀다.

교사들에게 이러한 발문을 연수하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학생들의 질문은 학습에 대한 관심의 표명이며 두뇌를 살려내는 일이고 학습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질문하기 공부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질문만을 듣고도 그 학생의 공부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씨름 선수가 샅바만 잡아 보아도 상대의 실력을 알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교사들은 그 교재의 내용을 충분히 아는 상태에서 학생들의 사고력을 신장시키고 아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묻는 발문을 하는 데 반해, 학생들 대부분은 교재의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궁금증을 묻는 질문을 한다.

주지하다시피 유대인 자녀 교육법 『탈무드』에 따라 유대인 학부모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질문 몇 번 했니?” 하고 묻는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학부모는 “오늘 몇 점 받았니?”라고 묻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학습의 결과인 '점수'에 목매고 있다면, 그들은 학습의 과정인 '질문'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또 『탈무드』에는 “낯선 고장에서 집을 찾으려고 할 때 열 번 물어보는 것보다 한 번 헤매는 것이 더 나쁘다”고 한다. 모르는 일이 있으면 누구에게든 계속 물어서 알고 싶은 일을 알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는 모르면서도 질문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고, 질문을 한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어려운 어휘 문제나, 지엽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스스로 풀어보고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요”라며 어려움만을 호소하기 일쑤다.

개별적으로 한 학생과 오랜 시간 질문을 주고받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교사로서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어떤 내용의 문제든 학생이 먼저 자기 주도적으로 책을 읽거나 문제를 풀어보고 고민해 보고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책은 이렇게 나와 있어요. 잘 이해가 안 돼요. 왜 그런지 설명 좀 해 주세요”라고 질문하면 어떨까. 또 책이나 문제지에 여분을 이용해서 궁금증을 그때그때 적어 두거나, 여분이 없으면 포스트잇을 활용해 질문할 내용을 적어 두면 어떨까.

일찍이 질문의 중요성을 인식한 어떤 이는 교실 수업에서의 질문 방법에 따라 수업의 등급을 나누기도 했다. 교사가 질문하고 교사 본인이 스스로 답하는 수업은 최하급 수업이고, 교사가 질문하고 학생들이 답하는 수업은 조금 발전한 수업이고,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가 답하는 수업은 바람직한 수업이고, 학생이 한 질문에 다른 학생이 답하는 수업이 최상급 수업이라 한다. 창의 인재 육성과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현대 교육의 전환기에서 새삼스럽게 기원전 5세기 때의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문 환경 개선" 양산 천성산 미타암, 새 공양간 건립공사 준공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2.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4. 충남대병원 안순기 예방관리센터장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5.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기획] 철도가 바꾸는 생활지도… 2030년대 충청 '30분 생활권'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대전~옥천 연장, CTX(광역급행철도)가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경우, 대전·세종·충북을 오가는 시민들의 생활권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현재 대전 도심에서 세종 정부청사까지는 교통 상황에 따라 40~50분이 걸리지만, CTX와 광역철도가 연결되면 통근 시간은 20~30분대로 줄어든다. 세종 근무자의 대전 거주, 혹은 대전 근무자의 세종 거주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젊은 직장인과 공무원의..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