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재정 확충 대책 마련해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잠정합의로 영유아 보육대란을 모면하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 보육대란 위기는 지방재정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보육지원사업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은 중앙정부와 같이하지만 하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손을 들 수밖에 없다. 심도 있는 지방재정 보완책부터 내놓으라는 요구가 거센 이유다.

대전시는 잠정합의안을 일단 수용하겠지만 부족분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로 지원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보육료 부족분은 대전이 165억원, 충남이 353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합의한 내용은 연말까지의 예산이다. 보육예산을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든지 아니면 지방재정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지 않는 한 보육대란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부동산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취득세를 올해 말까지 50% 감면하겠다고 나섰다. 지방재정의 근간인 취득세를 감면하겠다면서 지방정부와는 한 마디 논의도 없었다. 보육대란도 중앙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발단이었다. 취득세 감면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보전해준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은 지방 세수 감소와 더불어 중앙정부 의존도만 높이는 역효과만 불러올 뿐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국가는 지방재정의 자주성과 건전한 운영을 조장해야 하며 국가의 부담을 지자체에 넘겨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지방재정을 옥죄는 조치들로 지방을 병들게 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가 20년이 넘도록 자리 잡지 못한 까닭이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아진 것에도 있다. 지금은 지방의 재정자율성과 국가경쟁력 지수가 비례하는 시대다.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재정지출이 동반되는 사회복지사업을 도입할 경우 지방의 재정여건, 수요 등을 헤아려 과도한 지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다음으로 지방세원을 확보해줘야 한다. 내년에 10%로 올리기로 한 지방소비세율을 20%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미래 지향적인 중앙과 지방의 기능 및 사무 배분을 고려해 세원을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