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지애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로열 리버풀 링크스에서 3, 4라운드를 치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거머쥐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공] |
'파이널 퀸'의 완벽한 부활이었다. 신지애(24ㆍ미래에셋)가 4년 만에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제2의 전성기'를 알렸다.
신지애는 17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로열 리버풀 링크스(파72ㆍ665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 1언더파, 4라운드 1오버파로 타수를 잃지 않으며 최종합계 9언파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인 박인비(24)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승리였다. 악천후로 둘째날 경기가 순연돼 강한 비바람 속에 3, 4라운드를 잇따라 치르는 강행군도 부활한 신지애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독 강해서 얻은 '파이널 퀸'이라는 별명답게 신지애는 경기 후 “오히려 짓궂은 날씨 탓에 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며 특유의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박세리 이어 두 번째로 LPGA투어 통산 10승=4년 만의 브리티시오픈 정상 탈환이다. 지난 2008년 당시 신지애는 LPGA 투어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2주 연속 우승으로 완벽하게 부활을 알렸다. 지난주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9차 연장 접전 끝에 2년 만에 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신지애는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까지 정복하며 상금 41만8825달러(약 4억7000만원)를 받았다. 지난 2010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정상 이후 부상으로 1년 10개월 동안 이어온 무관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냈다.
또 LPGA 투어 통산 꼭 10승째를 달성한 우승이라 더 값졌다.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35ㆍKDB금융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LPGA 10승 고지에 올랐다.
한국의 LPGA 투어 역사도 새로 썼다. 신지애의 이번 대회 우승으로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유선영), US여자오픈(최나연)까지 한국 선수들은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개를 휩쓸게 됐다. LPGA 챔피언십만 중국의 펑샨샨에게 지은희가 2타 차로 우승컵을 내줬을 뿐이다.
▲16번 홀 환상의 벙커샷… 한국 선수들, 5명 '톱10'=신지애의 뚝심이 돋보인 경기였다. 2라운드까지 4타 차 단독 선두였던 신지애는 3라운드에서 2위와 격차가 조금 줄어들었다. 3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4개를 범해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그 사이 베테랑 카리 웹(호주)이 4타를 줄이며 3타 차로 추격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신지애의 침착함이 빛났다. 웹은 첫 3개 홀에서만 더블 보기와 연속 보기를 기록하는 등 10오버파로 무너졌다. 신지애도 첫 홀에서 트리블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6, 7번 홀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13, 15, 16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특히 16번 홀에서 벙커샷을 홀 50㎝ 옆에 붙이는 묘기를 보이며 경쟁자들의 기를 죽였고, 마지막 18번 홀을 파로 세이브해 우승을 확정했다.
신지애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박인비가 이븐파 단독 2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폴라 크리머(미국)를 3위로 밀어내고 올 시즌 LPGA 투어 상금 랭킹 1위를 지켰다.
유소연(22ㆍ한화)이 3오버파 공동 5위, 김인경(24ㆍ하나금융그룹), 최운정(22ㆍ볼빅)이 7오버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는 9오버파 공동 17위에 자리했다. 3년 연속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11오버파 공동 26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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