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록 경제부 차장 |
국민의 원성이 드높다.
국민 대다수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마당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한마음 체육대회'라도 하듯 단합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제19대 국회는 개원 이전부터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 놓겠다”며 여야가 한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입에 침이 마를 틈도 없이 세비를 기습 인상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말이다. 그럼에도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민의 고통을 분담하기는 커녕 오히려 국민에게 짐 하나를 더 얹은 꼴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아닐 수 없다.
청년층은 등록금 문제와 취업 문제로 고통받고, 서민들은 경기 부진과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물가로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폭염과 태풍이 할퀴고 간 농어촌에는 휩쓸려간 농작물과 시설물들로 아수라장이 돼 망연자실하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들은 걱정 어린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은 여야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힘을 합쳤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공무원 임금 평균 인상률(3.5%)을 초과한 부분은 자진 반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대다수 국회의원은 모른척 하고 있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세비 이외에 막대한 특급 대우가 따라 붙는다. 모두 나열하기는 어렵지만 2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우선 연봉이 1억5000만원 가량이고, 장관급 예우에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을 준다. 연 2회 이상 해외시찰 지원과 해외 출장시 재외공관 영접, 단 하루만 금배지를 달아도 매월 120만원씩 평생 지급되는 연금에다가 각종 비용 지원 등 막대한 금액이 소요된다. 그것도 모자라 강원도 고성에 혈세 500억원을 들여 국회의원을 위한 휴양시설을 짓는다고 한다. 모두 혈세로 지원된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혼하지 못하고, 경제난으로 가계가 무너지는 시기에 이같이 무모한 세비 인상을 기습 처리한 것을 보면 그들의 안중에는 국민이 아예 없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상류층은 국회의원이니 말이다.
이영록ㆍ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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