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일 충남테크노파크 센터장 |
이날 많은 주연들이 있었지만 주인공은 영국이 낳은 세계적 물리학자 호킹 박사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애인'인 호킹 박사의 연설은 그 자신이 장애를 이겼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스물 한 살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그는 고작 1~2년 살 수 있다는 시한부 인생을 통보 받았다. 옥스퍼드 대학시절에는 조정선수로 활약할 만큼 건강했지만 잔인한 병은 서서히 온 몸을 마비시켰다.
움직이지 못하는 몸을 휠체어에 의지한 채 간신히 움직이는 미미한 근육 움직임을 컴퓨터로 인식하며,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았던 한 인간의 도전은 런던 패럴림픽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그의 연설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줬음에 틀림없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런던 올림픽으로 인한 특수를 기대 했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부진했다. 경기불황의 여파가 심해짐을 의미한다.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 유럽재정위기와 주요국 경기둔화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기업들의 설비투자 역시 올해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의 움직임을 지켜만 볼 수는 없는 시기가 도래했다. 앞으로 중국의 경쟁력 향상을 인식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한국산업의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중국과 차별화 하는 동시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은 신시장 개척과 중국기업의 혁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정부는 한국의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장비 업체들을 위해 수요전망이 밝은 OLED 장비사업으로 전환시키도록 추진하고 있다. 내년 대규모 LCD투자가 예상되는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시장개척 프로그램도 추진중이다.
충남에서도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펼치고 있다. 충남은 한국 디스플레이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로, 네트워킹 - 국제비즈니스 - R&D - 생산체계 - 물류체계를 갖췄다. 기존 천안과 아산 지역을 중심으로 크리스털 밸리가 구축되고 탕정에 세계 최대 규모의 AMOLED 디스플레이단지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서는 글로벌 수준의 디스플레이 산업지원 종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연관 산업분야 기술지원 역량강화를 통한 신규산업 영역을 확대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 극대화 도모, 공동기술개발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세계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며 그 누구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LCD의 대안이 될 수 있는 OLED는 한국이 이미 글로벌 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외에도 투명, 플랙서블, 터치 스크린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지금의 위기에도 상황은 긍정적이다.
최신 연구개발 성과와 제품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천안에서 디스플레이업계가 하나가 되어 자신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된다. 18일부터 20일까지 천안 휴러클리조트에서 열리는 'CVCE2012(Cristal Valley Conference & Exhibition 2012)'가 그것으로 산업전시회 및 콘퍼런스도 함께 개최되어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하게 될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서 디스플레이 허브를 육성하고 도전 정신을 일깨움으로써 함께 위기를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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