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측은 국회 유류특위 결성에 “하소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간 최소한의 장치마저 없었다는 뜻이다. 피해 현실과 내용 파악, 배상ㆍ보상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그대로 설명되는 대목이다.
늦게라도 여야가 처음 공감해 유류사고 특위가 만들어져 다행이다.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유류사고 5년만에 어렵게 구성된 특위가 흐지부지돼서는 안 된다. 더구나 피해 주민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배상ㆍ보상의, 충남도는 도정현안 해결의 전기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피해 보상, 발전기금, 기념관 건립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특히 만리포 해수욕장 주변에 계획하는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예산도 반영시켜야 한다. 이 문제도 결국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선진통일당 등 여야 특위 위원들의 활동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적적인 복구작업과 자원봉사의 의미를 간직하기 위해서도 기념관은 건립돼야 한다. 당시 수집한 중요 자료가 지금 방치되고 있다.
태안 유류사고에서 답답한 것은 법과 제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부분이었다. 피해 배상과 보상에서 적정성과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게 진상 파악과 현실적 배상ㆍ보상사례에 집중하면서도 합리적인 피해 사정 등 향후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서까지 다뤄져야 할 것이다. 특위 위원들이 피해 주민 입장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대해서도 소속 당과 정부에 강력히 전달하기 바란다.
이밖에 국비 지원 강화를 위한 특별법 개정, 가해자 측의 지역발전기금 문제 등을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 대선 등 정치 일정에 가려 특위 활동이 유명무실하게 되는 일이 없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피해 주민의 외침에 답해야 할 것이다. 사법부와 정부가 외면했다고 생각하는 많은 피해 주민들은 국회 유류특위 활동에 전적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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