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병원설립추진위원회는 대전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시립종합병원의 필요성 등을 묻는 내용이었으며, 결과는 의미있는 내용을 담고있다.
설립추진위는 시민 620명을 대상으로 '시립병원 설립을 위해 향후 적극적인 의사표현에 참여할 의향'을 물은 결과 전체응답자의 71.6%가 '그렇다'라는 답변을 했다.
시립병원 설립이 필요하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49.4%가 '매우찬성 한다'고 답했으며, 비교적 찬성한다는 의견은 35.3%로 80% 넘는 응답자가 설립 필요성에 동의했다.
대전지역에 설치돼있는 시립노인병원에 대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시립노인병원이 특수목적 시립병원인지 아느냐고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5.8%는 '아니오'라고 답변해 상당수 시민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립노인병원이 공익적 활동을 하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67.7%로 가장많았고, '아니오'라는 답변도 16.6%에 달했다.
특수목적 시립병원의 부족한 점을 묻는 질문에 '시민들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라는 답변이 77.3%(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공익활동 부족' 29.4%, '의료소외 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못된다'는 응답도 21.9%로 나타났다.
대전지역 종합병원 서비스에 대한 인식 조사도 실시했다.
대전지역 종합병원 의료진의 의료서비스 만족도에 대해 응답자의 50.4%는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불만족하다는 답변도 26.3%였다.
지역종합병원의 진료비 만족도는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53.9%를 차지했다.
대전에 시립병원이 없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시장 및 정치권 활동 및 무능력'때문이라는 응답이 41.6%에 달했으며, '지역주민의 무관심' 23.7%, '재정자립도가 낮아서' 22.8%, '민간의료시설의 공급과잉' 18.4% 순이었다.
이러한 설문조사 내용은 대전지역에 병원은 넘쳐나고 있지만, 공공병원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전에서는 충남대병원이 국립대병원으로 공공병원 역할을 대체하고 있지만, 공공의료를 표방할 정도로 공익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제도적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립대병원의 역할 때문에 저소득층 지원을 비롯한, 공공의료 사업팀 운영, 저소득층 진료를 위한 대전역 진료소 설치 등 공익 활동을 하고 있지만 수익을 내고 수익금으로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구조로 공공병원의 역할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역의 대형병원, 중소병원들도 병원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일부 공익적 활동을 하지만 지속성이 없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병원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공공병원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가장큰 기대감은 ▲적정한 비급여 진료비 ▲불필요한 검사 생략 ▲적정 의료인력 채용에 따른 좋은 서비스 제공 등을 기대한다. 하지만 민간자본으로 운영되는 병원들이 수익에서 멀어지는 진료방식에 대해서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
이상적인 공공병원은 이같은 의료시장의 기준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지역에 병원들이 많지만 화상진료나 중증외상, 신생아 중환자 등을 진료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운영할수록 적자인 영역에 대해서는 병원들이 적자를 이유로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는 환자대비 병상수가 넘쳐서, 병원이 너무 많아서라는 이유로 공공병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공공의료의 역할을 외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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