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들쥐의 대소변에서 나온 균이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올해처럼 태풍이나 홍수가 발생한 해에 집중적으로 발병하며 가을 추수기나 논에서 일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개, 돼지, 들쥐, 집쥐, 족제비, 여우 등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하고,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균이 배출되어 늪, 수도, 연못 등의 오염된 물에서 작업하는 사람의 미세한 피부상처를 통해 균이 옮겨져 전파되며 주로 추수기 전후(7~11월)에 20~70대의 농업종사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쓰쓰가무시병(Tsutsugamushi disease)=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면 걸릴 수 있다. 들에서 일을 하는 사람과 야외 훈련을 하는 군인들이 발생하기 쉽다. 매년 2000여명이 발생할 정도로 많고, 특히 충청도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다. 주로 가을에 발생하는 병으로서 보통 10일(6~20일)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급성으로 발생하며, 고열, 오한, 구토, 복통, 기침, 인두통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발병 후 5~8일께 피부 발진, 림프절 비대, 간 및 비장종대, 결막충혈 등이 나타난다. 진드기가 문 곳에는 피부궤양이나 특징적인 가피(eschar)가 형성되며 피부발진은 몸통에 주로 발생한 뒤 몸 전체로 퍼진다.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거나 피부 발진이 있으면서 급성발열이 있으면 꼭 의심해봐야 한다.
질병이 발생했거나 유행하는 지역의 숲에 가는 것을 피하고 들쥐 등과 접촉하는 환경을 피해야 한다. 야외 활동시에는 되도록 긴 옷을 입고, 주변의 잡초를 제거해 들쥐의 서식처를 없애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야외활동 후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깨끗이 목욕을 해야 한다.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은 고열과 더불어 혈관을 포함하는 체내의 맥관계통에 특징적인 기능장애를 일으킴으로써 피하에 점상출혈이 나타나고 소변으로 다량의 단백질이 배출되는 특징이 있는 바이러스성 급성전염병이다. 병원체는 야생 등줄쥐의 '한탄 바이러스'이나 최근에는 도시 시궁쥐의 배설물에 있는 '서울 바이러스'도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쥐의 분비물 및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며 보통 9~35일의 잠복기간을 거친다. 이 질병은 1년 내내 발생되나 늦가을(10~11월)과 늦봄(5~6월)건조기에 많이 발생한다. 야외활동이 많아 감염기회가 많은 젊은 연령층 남자가 잘 감염되며 (남성 대 여성 환자비율은 약 2대1), 최근에는 소아에서도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환자발생은 연간 300여명에 달한다.
특수 치료요법은 아직 없으므로 환자의 이상에 따라 대증요법을 실시하고, 환자가 쇼크와 신장기 능의 악화로 사망하지 않도록 최대한 안정시키고 즉시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감염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은 예방접종을 받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 예방요령으로는 유행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하고,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되지 않도록 하며, 잔디 위에 눕거나 잠자지 말고, 가능한 한 피부의 노출을 적게 하고, 집주위에 들쥐의 서식처인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잔디 위에 침구와 옷을 말리지 말고, 야외 활동 후에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을 해야 한다.
건양대병원 유병연 교수는 “가을철에 유행하는 열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고 들쥐의 배설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옷을 입고, 농경지에서 작업시에는 장갑, 장화 등을 착용해야 한다”며 “야외활동 후에는 꼭 손발을 씻고 세수를 해야 하는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를 잘 지켜야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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