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수 대전중구지역자활센터장 |
일반적으로 빈곤은 1차 빈곤과 2차 빈곤으로 분류하는데, 1차 빈곤은 최저생존을 위한 소득과 물리적 결핍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2차 빈곤은 인간이 최저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적 사회적 활동이 불가능하게 될 때 상대적 빈곤과 심리적인 박탈감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빈곤 소외계층인 사회복지대상자의 경우 2차 빈곤과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역특성화를 통한 문화예술교육활동은 2차적인 문화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인간이 빵만으로는 살수 없는 것처럼 물질적 서비스위주의 기초수급에 장기간 머물며 자립자활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자칫 의존적이거나 무기력에 빠져 자아정체성을 상실하고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전지역에서는 문화와 복지연계를 위한 민간차원의 다양한 접근과 협력 단체들의 자구적인 노력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생활문화네트워크 활동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대전의 문화네트워크 활동은 복지-문화-교육관계자들로 구성하여 소외계층의 문화향유와 문화예술인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출발하여, 지역자활센터와 지역 문화단체들을 중심으로 지역복지협의체와 민관협력네트워크 관련조직들이 적극 참여하였다. 외부 자원으로는 중구청과 대전발전연구원, 공동모금회, 교육청, 문화예술교육진흥원, 행정안전부 마을기업 등 정부투자관련 사업들과 연계되어 그동안 약 5억 정도의 사회자본이 투입되어, 해당 전문가들의 경제적 가치로 볼 때 우리지역에 10배 이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대살미 생활문화공동체의 경우 중촌동을 배경으로 주민연극배우들을 탄생시켜 해마다 '찾아가는 골목축제'와 유휴공간인 다방을 개조하여 마을극장으로 활용하고, 마을기업 및 주식회사설립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민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전지역 문화네트워크의 성격을 살펴보면 특정한 공공조직의 재원에 의해 운영된 것이 아니다. 수혜당사자인 복지단체들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십시일반 비용을 분담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외부 자원들과 투자기관들이 연계되어 마을단위로 문화예술교육과 문화-복지실천을 위해 꽃을 피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특성은 그동안 서비스대상자로만 인식됐던 교육대상자들을 문화매개자로 역할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여 주민화합과 소통의 장인 골목축제와 생활문화페스티벌을 펼쳤다. 틈틈이 동네 어린이집과 경로당을 방문하여 공연봉사를 하며 타 지역과의 문화교류를 위해 공연투어기획을 통하여 나눔을 실천해 가고 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은 경제적으로 불편함은 있어도 가난한 이들의 마음까지 궁핍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 “삼류 영화는 있어도 삼류배우는 없다”는 말처럼,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깊은 우물에서 생수를 끌어 올리는 타래박처럼, 가난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들에게 마음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줄 수 있는 문화와 복지와의 만남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의 장르와 지역공동체운동으로 활짝 펼쳐져 대전이 문화도시로 더욱 성장해 가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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