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옥 예술감독의 창작품 '레드문(Red Moon)'. |
공연은 일상적인 행위와 춤, 몸과 오브제의 경계를 허물고 장면의 특성에 따라 신체를 왜곡하거나 색채를 선명하게 대비시키는 등 작품마다 주제성을 강조했다. 서로 다른 네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결해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하나의 독창적인 공연형식으로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 '레드문(Red Moon)'은 최성옥 예술감독의 창작작품으로, 숨 가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중년 여성의 부조리한 삶을 그렸다, 여성의 한 단면과 그 내면, 존재의 아픔 등을 달과 물의 이미지로 시각화한 시적 연출로 풀어냈다.
곽영은씨가 안무를 맡은 '사막기행'은 인간의 존재성, 진정한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해 춤으로 담아냈다. 황량한 도시에서 관계없는 만남을 거듭하는 현대인들. 사람들로 가득차 소란스러운 도시에서 오늘도 가족, 친구, 동료 등 수많은 이와 만나지만, 그럼에도 늘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작품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만난 것일까, 만나지 못한 것일까?”라고. 전병희씨가 안무를 맡은 '인 더 정글'은 적자생존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의 불안한 상황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살아남기 위해 항상 긴장된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의 속을 알 수 없는 긴장감 속에 몸과 마음의 변화를 맞게 된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우리도 이에 대처하기 위해 본래 자신과는 다른 성질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은 메타댄스 프로젝트의 회장을 맡고 있는 장희재씨의 안무 작품 '달콤한 살벌한 너의 도시'로 막을 내린다. 화려한 도시와 소외된 현대인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담았다. 풍요 속의 빈곤처럼 현대인은 현실 속에서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고독과 추락으로 뒤섞여 있다. 하지만, 도시의 밤은 여전히 화려하다. 이미 공기가 사라진 풍경만이 아름다운 도시다.
최성옥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에서는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비인간화, 소통의 문제들을 정제하지 않은 몸짓과 에너지로 뿜어낼 것”이라며 “동문 단체 성격을 가진 메타댄스프로젝트의 새로운 작품 방향을 제시해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2만원, 학생 1만원. 공연문의 042.821.6483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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