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에 따르면 수온이 점차 떨어지고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의 특성상 사리가 오는 16일을 전후해 진정될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예상대로 큰 피해 없이 소멸됐으면 좋겠다. 그러잖아도 극성스런 해파리 떼에 태풍까지 겹쳐 어촌에는 한숨이 깊다.
대비에 한 치의 틈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충남도가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적조방제용 선박과 퇴치용 황토도 준비해놓았다니 걱정이 다소 덜어지지만 문제는 얼마만큼 실전에서 효력을 발휘하느냐다. 경험이 많은 남해안도 적조 발생을 뻔히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한 경우가 허다했다. 확산 기미가 보일 때 적시에 확실하게 집중 방제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없었던 적조가, 그것도 남해안은 소멸된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한 것부터 심상치 않다. 태안지역에 야광충 등 무해 적조생물이 발생했다가 사라진 적은 있지만 '코클로디니움' 개체 수 증가로 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다 환경의 변화로 읽힌다.
이번 적조는 태풍에 몰고 온 많은 비에 육지 영양염류가 바다로 유입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폭염으로 인해 높아진 수온이 확산을 부추겼을 것이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폭염과 집중폭우는 이미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충남 바다도 적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로 봐야 할 것이다.
적조는 바다가 오염물질을 정화할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다. 바다에 황토를 뿌리는 대증요법을 언제까지나 반복할 수는 없다. 오염물질이 바다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수처리시설 확충 등 항구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적조가 발생하면 응급조치에 급급하다가 찬바람 불면 시들해지는 적조 대책은 이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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