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경찰서 조한근(56) 경위가 안타까운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의 삶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기에, 그들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사진>
시민단체에서 감사패를 받은 상금 전액을 다문화가정에 선풍기를 제공하는데 사용하며, 평소 다문화 가정 돕기에 앞장서던 조한근 경위가 지난해 9월 대산지구대로 발령받아 근무를 하던 중 레비(여ㆍ25)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녀는 필리핀에서 온 이주여성으로, 5살과 4살 두 딸아이의 엄마로, 한국에 온지 5년이 되던 지난 해 여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소식을 전해듣고 즉시 서산시청으로 찾아갔다.
남편의 이혼한 부모님 때문에 기초수급생활대상자에서도 제외됐던 레비씨를 위해 조 경위는 서산시청 직원들을 끈질긴 설득으로,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재선정이 되어, 올해초부터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조 경위는 이에 그치지 않고 병원비로 힘들어하는 레비를 위해 읍사무소를 방문해 긴급지원비 30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조 경위는 “정년이 몇 년 남지도 않았는데 남 모르게 해왔던 일이 알려져서 부끄럽다”며 “내 주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정성이라도 전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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