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 기회에 대학문화 고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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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 기회에 대학문화 고쳐보자

  • 승인 2012-09-10 19:12
  • 신문게재 2012-09-11 21면
지역 대학들의 가을 축제에 올해도 ‘학사주점’이 여전히 등장하는 모양이다. 사회적으로 다소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대학 대부분이 주점을 열 계획이라는 보도다. 지성인들의 토론의 장에 한두 잔 술은 윤활유가 될 수 있다. 걱정되는 것은 ‘폭음’이다.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대학생 일탈의 상당수가 폭음에서 비롯됐다.

보건복지부가 음주금지 대상에 대학캠퍼스를 포함시킨 것은 그만큼 부작용과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물론 복지부의 조치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성문화를 견제, 비판하는 대학문화에서 음주를 법으로 규제하는 게 옳으냐하는 의견은 제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음주문화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는 수용돼야 마땅하다. 학생회가 앞장서 실천으로 대학문화를 바꾸는 시도를 해봤으면 싶다. 젊음의 열정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나친 음주와 그에 따른 풍속의 일탈이 더는 용인돼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술김에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나주사건 등을 계기로 언제 어디서나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잘못된 음주문화를 그냥 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학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만취한 상태에서 벌이는 일탈 행위가 ‘소속감을 강화하고 단결력을 고양하기 위한 행사’일 순 없다. 대학문화는 더더욱 아니다. 학생회 주관으로 여는 축제가 언제까지 비뚤어진 음주문화로 얼룩져야 하겠는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내놓은 ‘우리나라 성인 음주 현황’을 보면 우려할 만하다. 남성의 42.5%, 여성의 13.7%가 주 1회 이상 폭음 수준까지 술을 마셨다. 여기서 폭음은 한 자리에서 남성은 5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신 상태를 말한다. 거의 매일 폭음한다고 답한 남성도 12.5%에 달했다. 이들 대부분이 대학 시절 잘못 배운 음주 습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와 처음 술을 입에 대는 학생일수록 절제하는 음주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요, 인격도야의 장이다. 사회변화로 상아탑적인 고고한 모습을 지키기 어렵다 하더라도 찰나적 향락주의가 대학문화가 될 수는 없다. 개성과 창의성은 적극 살려나가되 지성과 이성을 가진 대학문화 조성 노력이 캠퍼스에 충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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