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하면서도 획기적인 대형사업 구상을 연이어 내놓지만, 일 처리 방식 때문에 곳곳에서 제동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이다. 동반자적인 대전시의회는 강도 높게 '일방통행'을 비판했고, 학교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0일 상임위를 열었다. 회의 시작과 동시에 김인식(민) 부의장은 작정하고 4쪽 분량의 '질타서'를 읽기 시작했다. 용문학교와 대전1과학고, 대전국제중ㆍ고 추진 과정에 대한 문제다.
김 의원은 “용문학교를 보면서 소통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교육행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 “대전과학고도 투명하지 못한 행정으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의회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될 정도다. 한심한 마음과 분노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제중ㆍ고 역시 사전 보고나 설명 없이 교육감 마음대로 결정하고 발표했다”며 “의회를 경시하고 의원을 꼭두각시로 착각하는 교육감의 행태에 심히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김 의원이 부교육감 출석을 요구하며 정회를 요청하면서 회의가 10여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박백범 부교육감이 참석하면서 상임위는 다시 열렸다.
전교조도 가세했다.
대전지부(지부장 권성환)는 이날 성명을 내고, “거화취실(去華就實)을 내세운 교육감이 치적 쌓기를 위한 토목 사업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공청회나 토론회, 설문조사 한 번 없이, 포퓰리즘을 위해 막대한 주민 혈세를 쏟아 붓는 건 직권 남용이다. 의견 수렴 없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에듀아트센터도 백지화하는 게 상책”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 승인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한 문제가 있었다”며 “제기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가능 여부를 검토하면서 최적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