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밝히는 '유천동 홍등가'…감금·폭행 '고개'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불 밝히는 '유천동 홍등가'…감금·폭행 '고개'

유흥업소 여종업원 상담·구조요청 이어져… 성매매 강요도 주장

  • 승인 2012-09-10 18:02
  • 신문게재 2012-09-11 5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속보>=유천동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종업원에 대한 성매매 강요와 감금 등 과거와 같은 인권 유린 행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10일 대전 성매매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에 따르면 2008년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 해체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이 일대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의 상담과 구조 요청이 최근 다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유천동은 성매매 여성들에게도 '막장'으로 인식될 정도로 인권 유린의 사각지대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다.

이곳에서의 인권 유린 실태는 이미 과거 집결지 해체 과정에서 그 실체를 드러낸 바 있으며, 2009년에는 한 여성이 업소가 문을 닫은 이후 업주에게 끌려다니며 감금 생활을 하다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이후 대부분 업소가 문을 닫으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최근 일부 업소들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인권 유린 상황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

상담소에 접수된 상담 내용은 대부분 성매매 강요와 감시·감금, 폭행 등으로 인한 인권유린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이는 과거 유천동 일대 성매매 업소에서 자행되던 인권유린과 동일한 형태로, 상담 내용에 따르면 여전히 유천동 일대 업소로 유입되는 여성들 상당수가 선불금으로 인해 팔려오다시피 이곳에 들어온 뒤 일상적인 감시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출이 통제될 뿐 아니라 병원이나 목욕탕을 갈때도 이른바 '삼촌'으로 불리는 남성들이 따라 붙어 이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여성들을 상담한 상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상담소에는 이러한 상담 사례가 이전 보다 잦아지면서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상담소에는 4건 정도의 피해 상담이 접수돼 2명의 여성이 긴급 구조됐으며, 올해는 그 수가 늘어 한달 평균 1명 꼴로 상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에는 상담소의 지원으로 한 여성이 업소를 빠져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성매매 알선 등의 내용으로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경찰 수사에서는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가 확인돼 업주와 성매수 남성 등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감금 등의 피해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소 관계자는 “상담을 통해 인권유린 상황이 확인되고 있지만 고소가 되더라도 성매매 알선 이외에 감시·감금 등의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특정이 어려워 처벌 조항에서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분명한 것은 집결지 해체 이후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개입이 쉽지 않기에 경찰의 감시·단속 강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