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천항 키조개 어선. |
키조개는 오천항에서 배로 1~2시간 거리에 있는 서해바다 외연도, 녹도 인근의 수심 20~50m에서 잠수부들이 직접 채취하는 100% 자연산이다. 대부분 사니질(沙泥質, 진흙) 속에 묻혀 있어 눈에 잘 띄지 않고 위험한 작업인 만큼 채취하는 사람은 수중폭파부대(UDT) 출신들이 많고 그만큼 보수도 높다.
오천항 포구에는 키조개를 손질하는 아낙네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검은색 광택이 나는 조개 껍데기 틈으로 날카로운 칼을 집어넣어 껍데기에 붙어있는 둥근 패주(관자)만을 상품으로 판매한다. 패주는 다른 조개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향긋하며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특히 키조개 패주는 100g당 12.8㎎이나 함유되어 있는 아연의 보고다. 아연은 갑상선 호르몬과 인슐린, 성호르몬 등 각종 호르몬들의 작용을 도와주는 필수미량원소로서 우리 몸에 부족하면 미각기능과 성장발육에도 이상이 생길 뿐만 아니라 전립선 장애, 성기능 저하, 피부장애 등 여러 가지 악영향이 나타난다.
또한 단백질(100g당 18.2g)과 타우린(100g당 994mg)이 풍부하고 피를 깨끗하게 하는 정혈작용이 있어 임산부의 산후 조리나 피로 회복에 좋으며 술에 혹사당한 간장을 보호하는데도 유용한 수산식품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남해에서 채취해 일본에 수출했으나 1970년대 들어서 서해 오천항 근처에 키조개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천항이 키조개 주 생산지역으로 유명해졌다.
서해안(오천항) 키조개는 예전에는 전량 일본에 수출되었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없는 것이었으나, 1990년대 들어서 시장에도 나오고 식장에서 팔리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생산량의 30%정도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70%는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현재 보령에는 오천항에 20척, 대천항에 17척 등 총 37척이 조업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어업인의 자발적인 총 허용어획량 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매년 2000~4000t을 채취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3800t을 채취하게 된다.
보령=오광연 기자 okh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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