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대구 시민체육관에서는 제93회 전국체전 시ㆍ도 대표자 회의가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는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구기 및 투기 등 25개 종목에 대한 대진추첨이 예정돼 있다. 대전시, 충남도, 세종시체육회는 이 자리에 가맹단체 관계자 또는 직원이 직접 참여, 운명의 추첨을 하게 된다.
체육계가 대진추첨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전국 최강 전력을 갖춘 팀이 아니고서는 대진결과에 따라 전국체전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얼마 전 고교야구 청룡기에서 4강에 진입한 대전고 야구부는 이번 대회에서도 동메달 이상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1회전부터 전국 최강 천안북일고(충남)를 만날 경우 탈락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처지다. 최근 전력이 급상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충남대 배구부도 16강과 8강에서 목포대, 경남과학기술대 등을 만나면 메달을 기대해 볼만 하다.
반대로 경기대(경기) 등 강팀과 초반 대진이 이뤄질 경우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단체전인 구기종목은 육상 등 기록경기보다 점수가 월등히 많아 대진 추첨에 각 시ㆍ도체육회가 촉각을 곤두 세운다.
전국체전 종목별 득점 조견표에 따르면 육상 트랙(개인)은 금메달 획득 시 79점이 주어진다.
럭비의 경우 금메달을 따면 1247점을 얻을 수 있다. 종합점수로 판가름 나는 전국체전 순위싸움에서는 럭비 금메달이 육상 트랙(개인) 금메달 15개와 맞먹는 셈이다. 반대로 모든 구기종목 1회전 탈락은 0점으로 순위싸움에 독이다.
지역 체육계가 대진추첨을 앞두고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역대 전국체전 대진추첨장에서는 결과에 따라 각 시ㆍ도 관계자들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전체육회 관계자는 “대진추첨은 각 팀 감독 또는 가맹단체 간부, 체육회 직원이 한다”며 “이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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