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 지역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서 내년도 의정비 동결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전국 17개 광역시 중 가장 먼저 동결을 선언했고, 천안시의회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천안시의회도 5년 연속 동결이다. 대전에선 중구의회가 동결 대열에 합류했다. 주민의 대변자들이 주민들과 어려움을 나누고자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이들 의회가 특별히 형편이 나아서 용단을 내린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충남도의회처럼 행정안전부가 정한 기준액보다 훨씬 많이 받는 의회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깎아야 할 의정비를 동결로 마무리한 것은 유감이지만, 천안과 금산, 청양처럼 5년 연속 동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잖아도 국회의원들의 세비 '도둑 인상'으로 제 잇속만 차리는데 넌더리가 난 터에 의정비 인상에 동의할 주민이 과연 있겠는가. 동결을 결정한 의회 의장들은 “의정비 심의위원회 구성을 생략하게 돼 행정력 낭비를 줄이게 됐고, 내년도 예산절감에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의회들이 해마다 의정비 인상을 놓고 염치없는 행동을 해온 것에 비춰볼 때 이들 의회가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과 고통을 같이 하는 모습은 평가받을 만하다.
이번 달 의회들은 내년도 의정비 심의에 들어간다. 일부 의회는 의정비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자제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 주민들은 경기침체와 실업, 고물가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태풍이 할퀸 상처로 농민들은 시름에 빠져 있는 마당에 주민의 대표라는 의회가 의정비 인상에 나서는 것은 좋은 모양새라 할 수 없다. 지역주민을 생각하는 지방의원이라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의정비를 올리지 않은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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