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에 이어 43개 대학을 내년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정부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선정했다.
평가가 2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재정지원제한 대학 선정은 상대평가인데다, 지역대에게 불리한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이 주요 평가지표로 포함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은 취업률(20%), 재학생 충원율(30%), 전임교원확보율(7.5%), 교육비 환원율(7.5%), 등록금 부담완화(10%), 장학금 지급률(10%) 등 10가지 지표를 토대로 하위 15% 대학들이 상대평가로 선정된다.
이 가운데 4가지 지표(취업률ㆍ재학생충원율ㆍ전임교원확보율ㆍ교육비 환원율)의 기준을 설정해놓고 절대평가를 통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들을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한번 더 가린다.
▲대학 본질 무시하는 평가 지표=지역대의 경우, 수도권 대학에 달리 재학생 충원율이 어려운 점을 감안, 평가지표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전지역 한 대학 고위 관계자는 “지방에 위치한 것만으로도 재학생 충원이 힘든데 편입 등으로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수도권과 지역대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가지표가 등록금ㆍ취업률 등에 집중돼 있어 대학의 연구역량이나 국제화 등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의 주 기능이 교육과 연구이지만 취업률, 장학금, 등록금 등 교육성과나 교육여건을 따지는 지표로 채워져 있다. 교과부가 올해 법인 전입금 비율 등 법인지표를 하나 신설했으나 배점이 5점(100점 만점)밖에 안 된다.
충남지역 한 사립대 교수는 “취업까지 대학에서 책임지라는 것은 대학의 본질을 무시하고 무조건 정부 정책에 얼마나 순응하는지를 보는 군기 잡기식 평가”라고 주장했다.
▲취업률 뻥튀기, 종교계 대학 제외=정부가 취업률을 강조하다보니 취업률 뻥튀기를 위한 편법도 자행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부실대학에 지정된 대학들이 1년 만에 10~15%씩 취업률을 높인 것은 대학들이 학생의 희망이나 적성을 무시한 채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올해 전국 32개 대학을 대상으로 취업통계 실태를 감사한 결과 28개 대학에서 취업률 조작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종교계 대학 15개교, 예체능계 6개교 등 모두 21개 대학들은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에 제외, 허점도 제기되고 있다.
한 예술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재정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차라리 학교 특성상 취업률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한대학으로 이름이 알려질 바에야 아예 평가에서 빼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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