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하는 듯했던 유류 가격은 또 다시 상승세 보여 서민경제를 옥죄고 있으며, 가뭄과 폭염, 폭우와 태풍으로 이어지는 자연재해는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도심 서민들은 살림살이 꾸리기가 힘겨워지고, 농민들은 1년 농사를 하루아침에 망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치솟는 유가=올 초 하늘 모르고 치솟았던 유가는 지난 5월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000원대에 진입하면서 고공행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일 오후 4새 현재 대전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2028.10원으로 7월 셋째주 1880원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유값도 평균 1883.04원으로 전일보다 1.36원이 올랐다.
▲이상기후 악재=올해는 봄이 지나면서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의 대지가 타들어갔다.
10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곳곳에서 물 전쟁을 치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농작물은 말라 수확부진으로 이어졌고, 수산물 역시 적조현상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는 사이 장마와 태풍이 잇따라 닥치면서 농수산물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급등하는 상황이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지만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잇따라 피해를 끼치면서 공급부족으로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수산물도 태풍 영향으로 조업이 중단돼 어획량이 줄었고, 가두리 양식장 등은 강풍에 시설물이 파손되면서 집단폐사로 이어져 이 또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당장 한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때 물가 대란이 불 보듯 뻔해 비싼 물가를 감내해야 하는 서민가계도 어렵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은 농어민들도 걱정이 앞서긴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태풍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는 않지만, 일부 품목은 잇단 폭염과 폭우에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데다 태풍의 영향까지 받아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계경제 비상=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서민들의 가계경제는 위태롭게 버텨내고 있다.
고유가와 고물가는 익숙하다 못해 친숙해진 듯한 분위기다.
정부에서도 연일 물가대책을 쏟아내며 진정을 유도하고 있지만 세계경제 불안과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으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부 김모(45)씨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측면에서 허리띠를 졸라매 아끼고 있지만 생필품이나 가공식품,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버티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올해 추석물가 역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여 가계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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