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공사에 수해… 보상 쥐꼬리

유성구 보도블록 자재 하수구 막아 '창고 침수' 피해 1억8000만원 불구 배상액 5000만원뿐

“보도블록공사 때문에 지하 창고가 물에 잠긴 것이 확실한데, 어디가서 하소연 해야합니까?”

유성구에 사는 K씨는 지난 15일 갑작스런 폭우로 지하 1층에 새로 구입한 기계 125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컴퓨터 장치였던 125대의 기계는 물에 잠겨 못쓰게 됐고, 구입금액만 1억8700만원에 이른다. 문제는 수해에 대해 지자체가 보험처리로 돌리면서 피해액에 턱없이 부족한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어 피해 시민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K씨는 “15일 비가 오기 전부터 보도블록 공사를 하고 있었고, 공사 자재들이 하수구를 막아 물이 하수구로 흘러들지 못했다”며 “같은 양의 비가 왔는데 인근지역에서 침수피해를 입은 집은 우리집이 유일하고, 지금까지 지하가 침수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일에는 소방서에 신고를 했고, 소방서에서는 지하의 물을 빼주면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구청에서는 보험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고, 보험 최고 배상액이 5000만원인데 이마저도 책임공방을 따져야 한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현행 지자체들은 자치단체의 영조물에 의해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험회사에 공제를 가입해 보상해주고 있다. 유성구 역시 대전시가 가입한 영조물공제를 통해 보상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100% 지자체가 잘못했다는 결론이 나와도 최고 5000만원까지만 배상을 받을 수 있어 고액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신고 당일에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으면서, 돌아서서 보험처리만 맡겨놓고 있으니 황당하다”며 “만족하지 못하면 행정심판이나 법에 호소하라는데 말도 안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구가 직접 보상을 해주지 않고 보험회사를 통해 피해 내용을 산정하고 이에 따른 결과로 배상을 하고 있다”며 “이번 건 역시 보험회사에 영조물 배상을 신청한 상태이며,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