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링컨:뱀파이어 헌터]링컨이 뱀파이어 사냥꾼?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링컨:뱀파이어 헌터]링컨이 뱀파이어 사냥꾼?

화려한 액션에 기발한 상상까지 더해 감독:티무르 베크맘베토프 출연:벤자민 워커, 도미닉 쿠퍼

  • 승인 2012-08-30 13:21
  • 신문게재 2012-08-31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어린 링컨은 괴한에게 어머니를 잃고 복수를 꿈꾼다. 그러나 범인은 총을 맞고도 끄떡없는 뱀파이어. 낯선 남자 헨리의 도움을 받은 링컨은 헨리로부터 뱀파이어 이야기를 듣고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거듭난다.

'매시업'은 여러 장르의 곡을 조합해 새로운 곡을 만드는 음악용어. 지금은 인터넷 검색, 앱, 소설, 영화 등 쓰임이 확장됐다. 매시업 소설가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는 2009년, 새책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를 들고 홍보차 미국 곳곳을 돌았다. 어디를 가나 그의 눈에 띈 것은 링컨과 뱀파이어였다. 그해는 링컨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였고, 당시는 틴에이저들이 『트와일라잇』에 열광할 때였다. 스미스는 링컨과 뱀파이어를 잇는 이야기를 생각했고, 소식을 들은 팀 버튼 감독은 호기심이 동했다. 기괴한 상상을 영화 동력으로 삼는 팀 버튼에게 '뱀파이어와 싸우는 대통령'이란 아이디어는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역사적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뱀파이어 영화는 지금껏 없었다.

그렇게 탄생된 '링컨: 뱀파이어 헌터'는 황당한 이야기치곤 꽤 그럴싸하다. 링컨을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치환하는 과정은 매끄럽고, 링컨이 뱀파이어를 상대로 도끼를 휘두르는 장면은 스피드와 긴박감이 넘친다. 흥미로운 것은 남북전쟁에 대한 상상력이다. 노예를 소유한 남부 농장 대지주들은 실은 뱀파이어이며, 이들은 마음 놓고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노예제도를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를 죽인 뱀파이어에게 복수하기 위해 헌터가 된 링컨은 다시 도끼를 꺼내 들고 남북전쟁의 복판으로 뛰어든다.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신선하고 총기 넘치는 액션 신을 보여준다. 뱀파이어를 쫓던 링컨이 초원을 달리는 말떼 속에서 뱀파이어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영상미가 어우러진 '명장면 감'이다. 배우들의 진중한 연기도 좋다. 우리가 아는 링컨과 비슷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액션뿐 아니라 섬세한 감정 연기도 훌륭히 소화해 낸 벤자민 워커는 '도끼를 휘두르는 대통령'이란 황당한 설정을 잊게 만든다.

미국에선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히는 링컨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방한한 베크맘베토프는 “동양 무술을 펼치는 미국 대통령을 한국 관객들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