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이야기]계군일학(鷄群一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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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이야기]계군일학(鷄群一鶴)

닭의 무리 속에 한 마리의 학을 뜻함

  • 승인 2012-08-29 14:02
  • 신문게재 2012-08-30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위진시대(魏晉時代)에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가 문학과 노장(莊)의 사상, 음악 등 청담(淸談)을 담론하며 세월을 보내던 선비가 적지 않았다. 이들 중 대표적인 인물은 죽림칠현(竹林七賢)으로 불리는 일곱 명의 선비 완적(阮籍)ㆍ완함(阮咸)ㆍ혜강ㆍ산도(山濤)ㆍ왕융(王戎)ㆍ유령(劉伶)ㆍ향수(向秀)다.

이들 가운데 혜강은 특히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는데,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을 당했다. 당시 그에게 열살배기 아들 혜소가 있었다. 혜소는 장성하자 혜강의 친구 중 한 사람인 산도가 혜소를 무제(武帝:265~290)에게 천거하며 이렇게 말했다.

“서경(書經), '강고편(康誥篇)'에 보면, 아버지와 자식간의 죄는 서로 연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혜소는 비록 혜강의 아들이지만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대부 극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총명합니다. 그를 비서랑(秘書郞)으로 임명하십시오.” 무제는 “경(卿)이 천거(薦擧)하는 사람이라면 승(丞)이라도 능히 감당할 것이오”라고 흔쾌히 허락했다. 이리하여 혜소는 비서랑보다 한 계급 위인 비서승에 임명됐다.

진서(晉書) '혜소전'에, 혜소가 낙양(陽)으로 가던 날,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가 다음 날 왕융에게 “어제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서 궁궐로 들어가는 혜소를 보았습니다. 그 모습이 의젓하고 늠름해 마치 닭의 무리 속에 있는 한 마리의 학 같았습니다(앙앙연여 야학지재 계군일학:昻昻然如 野鶴之在 鷄群一鶴)”라고 했다.

그러자 왕융은 말했다.

“혜소의 아버지는 그보다 더 뛰어 났었다네. 자네는 그의 부친을 본 적이 없었으니 말일세.” 왕융의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혜소는 부친만은 못하지만, 상당히 뛰어난 인물이었다. 여기서 '계군일학'이란 말이 나왔으며 이 뜻은 학립계군(鶴立鷄群)ㆍ군계일학(群鷄一鶴)ㆍ계군고학(鷄群孤鶴) 등과 같이 통용된다. 혜소는 나중에 시중(侍中)으로 승진해 혜제(惠帝) 곁에서 직언(直言)을 올리는 몸이 돼 올바르고 곧게 처신했다고 한다. 대전ㆍ충남교육청은 학력ㆍ청렴 등 각 분야에서 전국 최우수교육청으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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