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의정활동 평가설문 '갈등'

의회사무처 '명예훼손'-공무원 '정당한 활동' 의견분분

지난 2년간 충남도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설문조사 발표를 놓고 도의회 사무처와 도 공무원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다.

도의회 사무처는 특정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언론에 실명까지 제공한 것은 명예훼손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어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인 반면, 도 공무원노조는 정당한 노조활동에 불과한데 행정안전부에 공무원노조법 위반에 관한 법령 질의를 한 것은 노조탄압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도 공무원노조가 도청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도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부게시판(행정포털)에 게시한 뒤 모 인터넷 언론에서 '도청 공무원이 뽑은 베스트 도의원 TOP 10'이라는 내용으로 도의원의 실명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도의회 사무처가 즉각 해명자료를 냈는데, 그 내용이 문제가 됐다.

도의회 사무처는 해명 자료를 통해 “설문조사 대상이 도 전체 공무원 2800여 명 중 5%에 해당하는 223명에 한해 조사하고도 이것이 마치 전체의 의견인양 한 것은 불합리하다”며 노조 설문조사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후 노조 측의 항의 수준에서 그냥 넘어가는 듯 했으나, 이번엔 도의회 사무처가 이 문제에 대해 행안부에 '법령해석요청 질의'를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도 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의회 사무처가 노조탄압을 시도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도의회 사무처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게 왜곡된 자료를 만들어 해명하더니 이를 또다시 행안부에 노조활동의 잘잘못을 따져달라고 공문서를 발송한 것은 노조 탄압”이라며 “도지사와 도의장은 이런 노조탄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전직원에게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구삼회 도의회 사무처장은 “과연 공무원노조가 도의원을 평가한 설문조사를 공표한 것이 정당한 노조활동인지 묻고 싶다”며 “도의원 42명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문제는 현재 도청 내부게시판에서도 논란되고 있다. “행안부에 법령질의를 한 것은 노조 탄압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노조와 의회 사무처 간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춰져 씁쓸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