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역사 흐르는 770m '낭만 길'

근대역사 흐르는 770m '낭만 길'

대림빌딩 네거리~중앙시장 방향, 인도 넓혀 차없는 거리 조성 건축물 복원해 옛 정취 만끽… '획일적 건설형' 추진 우려도

  • 승인 2012-08-28 13:11
  • 신문게재 2012-08-29 1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자치현장을 찾아서] 중구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

▲ 중구 대흥동 중교로(770m) 전경.
<br />
▲ 중구 대흥동 중교로(770m) 전경.
“운전자보다 걷는 사람을 배려한 길을 만들어라.”

대전 중구가 대흥동의 중교로(770m)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중구는 대림빌딩 네거리에서 중앙시장 방향의 중교까지 왕복 2차선의 도로 폭을 줄이고 인도를 넓혀 시민들이 근대역사와 문화 시설을 여유롭게 오갈 수 있는 거리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반면, 중교로에 기대어 사는 상인이나 문화예술인들은 기대와 함께 오히려 오가는 시민이 줄어들지 않을까 반신반의하고 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은 지난해 국토해양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정책'에 대전 중구가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구 예산 22억원 등 총사업비 90억원으로 추진되는 큰 사업이다.

대전이 근대화되던 시기 중교로는 목척교의 중앙로와 함께 사람과 물류가 오가던 혈관이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의 위치도.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의 위치도.
중교로는 당시 중앙시장에서 시작해 대전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 성모병원까지 연결했고,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전여중강당과 1958년 건립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도 대전창작센터가 되어 남아 있다.

그래서 구는 중교로의 근대건축물을 복원하고 옛 정취를 만끽하는 곳으로 조성해 원도심 재생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도로 폭을 줄여 차량 일방통행이나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걷는 사람의 거리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중앙로 지하철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활용해 중교로에 물이 흐르는 수로와 수로분수를 만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여기에 간판을 정비하고 가로등의 디자인을 개선하며 가로수 수목갱신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중구 관계자는 “중교로 인근에 다양한 근현대 문화시설이 있고 LED으능정이거리까지 확장하는 의미도 있다”며 “걷고 싶은 길이 곧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이 관심을 끄는 부분은 중구가 '중교로 및 골목재생 조성사업 지원조례'를 통해 예산의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제정한 조례를 통해 구청장은 조성사업구역에서 건물 소유자 또는 토지주가 근대건축물의 외관을 원형과 같이 복원하는 사업을 벌일 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협의회가 주체가 돼 중교로 조성사업을 추진해 관주도형 재생사업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차량 통행이 잦은 곳에 일방통행이나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을 때 기대했던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업 추진일정이 촉박한 데 비해 진행된 게 적어 디자인의 통일성이라든지 구상이 부족해 대전시 경관심의위원회를 쉽게 통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건설형사업으로 중교로의 다양한 예술문화를 키울 수 있다는 접근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아신아트컴퍼니 이인복 대표는 지난 24일 중교로 조성사업 설명회에서 “자발적으로 형성해 나가는게 문화인데 획일적으로 건설형으로 끌고 나갔을 때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오래된 도시만의 멋을 찾아줘야지 지역과 일체감이 없어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1. 대전 서구 둔산 2동 일대 일식 면 요리
  2. 대전 유성구 어은동 아파트 화재…이재민 6명 발생·31명 대피
  3. [사설] 현대제철 노사 상생 방안 모색해야
  4. 깡통주택 140명 피눈물 흘릴때 명품소비 50대 전세 사기범
  5. "대전 시내버스 서비스평가 보조금 부정의혹 재수사하라"
  1. [사설] 대전시·LH 손잡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2. 대전맹학교 졸업 윤민서 씨 아주대 심리학과 합격 "소외된 이들의 권익 위해 일하고 싶어"
  3. 천안의료원-천안시공무원노동조합 업무협약
  4. 세종시 골프장 인프라 확대...2029년 '힐데스하임CC·리조트' 가세
  5. 대전학교 AI 디지털교과서 신청률 20%… 시교육청 '비상대응반' 본격 가동

헤드라인 뉴스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尹, 헌재선고 임박… 충청 찬반 대립 첨예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임박하면서 충청 정치권에서도 찬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각하해야 한다는 여당인 국민의힘 측 주장과 인용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등 두 쪽으로 갈린 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양 진영은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까지 총동원 돼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어 탄핵 심판이 어떻게 결과가 나오든지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민주당기기초자치단체장협의회와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이하 회의)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세… 대전·세종은 하락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오른 가운데, 대전과 세종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의 증가가 눈에 띄면서 아파트값 양극화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1558만 세대의 공시가격을 공개하고 4월 2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정부는 2023년 공시가격부터 3년 연속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현실화율)을 69.0%로 적용해 공시가를 산출했다. 이에 따라 시세 변동 폭만 공시가격에 반영됐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평..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3당 일제히 후보 등록… "내가 유성발전 적임자"

4·2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주자들이 13일 일제히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승리를 결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방진영, 국민의힘 강형석, 조국혁신당 문수연 후보는 이날 대전 유성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번 보궐은 고(故)송대윤 전 대전시의회 부의장의 사망으로 치러진다. 보궐선거 특성상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정치적 의미와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각 후보 캠프와 3당 시당도 이 같은 정국 상황과 맞게 선거전략을 수립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구상 중이다. 우선 민주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머리 보호한 채 안전한 장소로 대피

  •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윤 대통령 탄핵 판결 임박…찬반 대립 첨예화

  •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대전시의원 보궐선거 레이스 본격화…첫 날 후보자 3명 등록

  • 성큼 다가온 봄 성큼 다가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