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동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박사) |
최근에는 언론을 통해 정수기와 미네랄에 대한 내용이 보도될 정도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정수과정에서 몸에 해로운 물질들을 걸러내면서 우리 몸에 필수적인 미네랄 성분까지 걸러낸다는 내용부터 물의 산성화 등 쟁점들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어차피 마시는 물속에 미네랄 양은 극히 미미하고 그나마 90% 이상은 몸속에 흡수되지 않는 무기 미네랄이므로 별로 영향이 없다는 주장들도 있다. 사실 미네랄이나 중금속에 대해 사용되는 개념은 매우 다양하고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여러 분야가 얽혀있어서 전문가들조차 확실한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원래 미네랄(mineral)이란 유기물을 제외한 광물질 혹은 무기질을 뜻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므로 중금속까지를 포함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미네랄하면 동식물에 이로운 무기질이라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사실 이 경우에도 대부분의 동식물에 이용되는 무기질은 유기물과 결합하고 있는 일종의 유무기 혼합물질로서 무기물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도 없다.
중금속의 경우도 현재는 공해의 주범으로 무시무시한 이타이이타이병이나 미나마타병을 일으키는 카드뮴이나 수은을 필두로 인체에 해로운 작용을 하는 납, 비소 등을 총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소는 금속이 아니라 비금속류에 속하며, 모든 중금속이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니고 오히려 아연이나 구리, 게르마늄 등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금속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아연은 학습 미네랄, 성 미네랄로 부족할 경우 학습부진과 성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구리가 부족할 경우에는 혈관의 탄력성이 약화되어 동맥이 부풀어 오르는 동맥류나 동맥파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보통 우리 몸의 96% 정도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황 등의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 3.5~4% 정도가 미네랄 성분이다.
그러나 함량은 적지만 그 작용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또한 몸에 이로운 필수 미네랄이 부족할 경우 해로운 중금속의 피해를 더 받게 되며 반대로 충분한 미네랄을 섭취할 경우 해로운 중금속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현대인은 갈수록 각종 공해물질의 증가와 생태계 순환으로 인하여 유해 중금속에 더 많이 노출되어 가고 있으므로 필수 미네랄의 요구량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은 주로 야채나 해조류 등에 들어있는 유기미네랄로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전 세계의 농토에서 미네랄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주요 식품속의 미네랄의 함량이 예전보다 부족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미네랄 원소 자체는 식물들이 합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원소 변환은 불가능 함). 즉 같은 양의 채소를 섭취해도 수십 년 전의 반이나 심지어는 10분의 1 정도의 양 밖에 섭취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미네랄도 과다 복용할 경우나 불용성 무기질인 경우에는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하니 필요 섭취량 등에 대하여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한 상황을 반영해 최근에는 보조식품으로 미네랄을 판매하는 많은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결국 유해 중금속에서 필수 미네랄과 관련된 보조식품까지 논쟁의 중심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어 있다. 권위있는 역학조사 등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이 실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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