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자 4만원 상추, 삼겸살집 주인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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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자 4만원 상추, 삼겸살집 주인 운다

폭염·폭우에 깻잎 등 대체 채소도 급등 재료비 부담에 품질도 떨어져 '이중고'

  • 승인 2012-08-26 17:34
  • 신문게재 2012-08-27 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장마와 태풍,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라 음식점들의 재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삼겹살의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상추와 깻잎, 대파 등 채소류 가격은 치솟아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 급등한 가격에 비해 상품 질은 떨어져 식당을 찾은 손님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와 식당가 등에 따르면 상추 4㎏ 한 박스 가격이 4만원을 넘어섰다.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생육부진이 지속돼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깻잎과 대파 등의 가격도 계속해서 올라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심각한 재료비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다. 삼겹살을 주 메뉴로 판매하는 식당들은 급등한 상추가격 때문에 손님들과 얼굴 붉히는 상황도 종종 빚어지고 있다.

A삼겹살을 운영하는 조모(42)씨는 “상추가격이 너무 올라 손님들에게 조금씩 밖에 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대체할 깻잎과 대파 역시 가격이 올라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이 급등했지만 상품 질은 예전만 못해 손님들에게 타박을 듣기 일쑤다”며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비싼 값에 주고 살 수 밖에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돼지고기와 상추의 100g당 도매가격을 비교하더라도 상추가 앞선 상황이다. 지난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조사한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에 5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같은 중량으로 상추를 계산하면 상추가 훨씬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겹살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불가피한 것이다.

가격이 급등한 건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이상고온에 따른 적조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는데다가 수온변화로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생선구이 전문 식당에서는 갈치와 삼치 등이 아예 메뉴판에서 빠지기도 했다. 가격이 워낙 상승하다보니 재료비 부담 때문에 판매할수록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B생선구이식당 사장 김모(52)씨는 “갈치와 삼치는 어획량이 크게 줄어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재료비 대비 판매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어 잠정적으로 메뉴판에서 지워놨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최근 폭우로 일조량이 부족해지고 하우스까지 잠겨 일부 채소류의 경우 질병 조짐까지 보이는데다가 비가 온 뒤 햇빛이 내리쬐면 무름 현상 때문에 상품성이 많이 훼손된다”며 “무, 배추, 상추, 대파 등 채소를 중심으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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