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시간 학교 앞에 나가보면 아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녹색어머니회나 자원봉사자가 나와 교통지도를 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들 앞으로 중앙선을 넘어서면서까지 지나가는 '무개념' 운전자가 하나둘이 아니다. 불법 주·정차도 여전하다. 심지어 하굣길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조차 공간이 보이면 분별없이 차를 세운다. 불법 주·정차는 아이들의 시야를 막아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행위다.
사정이 이러니 어린이 스쿨존 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쿨존 교통사고는 2009년 535건에서 2010년 733건, 작년 751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명이 숨지고 783명이 다쳤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보호구역'이 보호는커녕 도리어 '위험구역'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운전자들이 시속 30㎞의 서행과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결과다. 스쿨존 교통사고 원인 중에 안전운전 불이행이 전체의 37.8%로 가장 많다. 보행자 보호 불이행, 신호위반이 뒤를 잇는 것을 보면 과속 난폭운전과 운전자 부주의가 스쿨존 교통사고의 주범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시설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가 더 절실하다는 요구이기도 하다. 스쿨존 설치 예산 중 일부를 아이들 교통 안전교육에 사용하고 아울러 운전자들의 안전교육에도 나서야 한다. 스쿨존 규정 준수를 적극 홍보하는 것은 필수다.
학교 주변은 하굣길이 더 위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등굣길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있지만 하굣길에는 그나마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은 하교 시간대 교통지도에 보다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서행, 안전운전 의무 등 스쿨존 규정을 준수하는 운전자들의 의식 전환이다. 내 아이가 지금 도로에 있다고 생각해 보라. 조심운전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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