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에 '묻지마 범죄'를 사전에 막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사건이 터진 후에 경찰력으로 사후 대응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멀쩡히 길을 가던 시민이 날벼락 맞듯 피해를 당하는 사회가 온전한 사회일 수 없다. 이번 사건들에서 보듯 피해자는 약한 어린이나 미성년자, 그리고 여성인데서 심각성이 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사전 예방조치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대부분이 사회적 외톨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에 최소한 20만명이 넘는 사회적 외톨이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확한 실태 파악부터 서둘러야 한다. 실업, 경제난 등으로 인한 사회적 긴장도 그런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소외감과 박탈의식 등 개인의 불만이 극단적인 보복심리로 표출되는 경우라는 것이다. 정신장애인 등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사회부적응이나 소외에서 비롯된 병리 현상이 잇따른다는 것은 사회 어느 한 부분이 심각한 고장이라는 경고일 수 있다. 사실 주폭 등 5대 폭력 증가는 사회의 보편적 가치규범이 흔들린다는 방증이다. 범죄자 개인의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지만 사회적 대책도 수반돼야 한다. 사회가 낙오한 사람들이 재기 가능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 누군가의 이상징후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정신보건 건강체계가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치안당국은 각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복지, 사법, 교육, 의료 등 총체적인 논의를 거쳐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묻지마 범죄'를 막을 수 있다. 국회도 우범자 관리 법 개정 등 입법화로 경찰을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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