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소지여부를 비롯해 입찰참가자격, 지역의무제한 등에서 대부분의 지역업체들이 제외될 수밖에 없어, 발주공고 조건변경에 대한 지역건설업계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21일 지질자원연구원 내 녹색기술연구동 건설공사 입찰공고를 냈다. 이 공사의 추정금액은 130억8387만3893원(추정가격 96억2813만8514원)으로 전자입찰 마감은 다음달 19일 오후 2시까지다.
대전의 경우,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기관 등 연구원이 집중돼 있는 만큼 지역업체들의 공사 실적도 많아 당초 업체들의 공사 참여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원이 발표한 이번 입찰 공고에서는 조건마다 지역 건설업체의 응찰 자체를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건축공사업(또는 토목건축공사업)과 조경공사업, 일반소방시설공사업 등에 대한 면허를 모두 등록해야만 응찰할 수 있도록 공고에서 제한된 것이 문제다.
지역에서 등록면허를 모두 갖춘 업체는 극히 한정된 상황일 뿐더러 조경공사 등의 일부사업은 분리발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업체 공동도급비율을 보더라도 이번 공고에서는 지역업체의 참여비율을 20%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에서는 지역건설업 활성화를 위해 총도급액의 49% 이상을 자격조건으로 하고 있어, 이번 발주공사는 지역 업체에 대한 참여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7월 입찰을 진행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신축공사 역시 연구소 시설로 지역업체 공동비율을 49%로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입찰참가자격에서 준공실적이 연구소 단일건축물 연면적 9019㎡를 준공해야만 이번 공사에 응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실적제한도 실제 공사의 연면적 9019.92㎡와 같은 수준으로 실적제한 자체가 공사면적과 1대1까지 달한 경우를 찾기 어렵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지난해 공고된 카이스트 기초과학동 신축공사를 보더라도 실제 공사 연면적은 1만3257.86㎡인데 반해 입찰참가자격 실적 연면적은 64%수준인 8500㎡이상으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95억원 이상의 공사는 지역의무공동도급의 해당사항이 안되지만 지역배려 차원에서 20%이상으로 올렸고 이를 문제 삼는 타지역업체도 있다”며 “이같은 조건은 이달 초께 연구원 내 건물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어서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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