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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재충전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한 치의 흔들림도, 오차도 없이 준비를 해온 것이 동메달의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 축구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명보호'의 스토리를 22일 열린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정리해봤다.
▲런던올림픽만을 위해='홍명보호'가 처음 국제 무대에 선보인 시기는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U-20 청소년월드컵이다. 당시 U-20 대표팀은 8강에 진출하면서 '홍명보의 아이들'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눈은 일찌감치 런던올림픽으로 향해있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도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
홍명보 감독은 “2009년부터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올림픽 본선은 마지막 목표였기에 그동안 장단점을 파악해서 올림픽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면서 “한 치의 흔들림도, 오차도 없이 준비를 해온 것이 동메달의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홍명보호'는 브라질과 준결승에서 0-3으로 완패했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뻬고, 정우영(교토상가)를 투입하면서 3~4위전을 위해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가장 아쉬워하는 경기가 바로 브라질전이다.
홍명보 감독은 “가장 아쉬운 경기가 바로 브라질전이다. 잘 준비를 했고, 좋은 경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도 주눅 들지 않았다. 꼭 이겨서 결승에 가고 싶은 마음도 강했다”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분명히 틀렸다. 구자철의 체력 때문에 교체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완벽주의자의 가장 큰 실수는?=홍명보 감독은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A플랜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B플랜, C플랜을 미리 만들어놓는다. 하지만 그런 홍명보 감독도 실수를 했다. 바로 일본과 3~4위전 막판 김기희(대구)의 교체 투입 때였다. 동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던 홍명보 감독은 김기희에게 포지션 설명을 해주지 않았던 것.
홍명보 감독은 “일본전 마지막에 김기희를 투입할 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최선을 다하고, 다른 선수들 힘드니까 서포트를 해줘라'고 얘기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포지션을 얘기해주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수다. 구자철과 교체했는데 자기가 어디 서야할지 몰랐던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올해는 '자연인 홍명보'=U-20 대표팀을 맡았던 2009년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쓴 만큼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있겠지만 홍명보 감독은 일단 휴식을 선언했다. 물론 재충전이 완료되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가겠지만 올해는 '자연인' 홍명보로 지내겠다는 생각이다.
홍명보 감독은 “3년6개월 동안 목표를 가지고 달려왔고, 이제 끝났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생활을 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에너지, 경험, 지식이 모두 소진돼 재충전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구제적인 오퍼도 없었고, 들어오더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가정의 아버지, 그리고 남편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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