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고려대 경상대학 경영학부 교수 |
곰곰이 생각해보면 안철수 원장에 대한 관심은 기존 양대 정당으로는 자신들이 바라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고 국민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면 국민은 어떤 미래를, 어떤 변화를 바라는 것일까. 변화를 원하는 것은 현재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현재의 어떤 점을 국민은 만족스러워 하지 못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먹고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이 상태로 가다가는 미래는 더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이 국민의 마음속에 팽배해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이 구체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는 지표상으로는 지속적으로 좋아져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실질구매력 기준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얘기하지만, 점점 더 살기가 팍팍해지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을 줄 수 있는 대통령이 어디 없을까 하는 기대에서 안철수 신드롬이 형성된 것이다. 아무 정책도 얘기하지 않았고, 어떤 인물인지도 정확히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적 색깔을 가진 정권이나, 이명박 대통령처럼 보수적 색채를 지닌 정권이나 말들은 거창하게 서민을 위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서민들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미래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낳은 산물이다.
열심히 앞만 보며 경제를 일구어 왔던 베이비붐 세대들은 은퇴할 시점은 다가와 은퇴 후 20~30년은 더 살아야하는데 노후는 보장돼 있지 않고, 가진 것은 달랑 아파트 한 채 뿐인데 가격은 바닥모르고 추락하고 있고, 쥐꼬리 만한 은행이자와 연금으로는 현재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하다. 비싼 등록금내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일하고 싶은데 맘에 드는 일자리는 생기지 않고 실업자 생활을 하는데 일자리가 쉽게 생길 것 같지도 않아 불안하다.
그러나 양대 정당이 통치를 했던 과거 10년을 돌이켜보면 누가 정권을 잡았든 가에 관계없이 점점 더 생활은 어려워졌던 기억과 머리를 맞대고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은 매일 자기들끼리 치고 박고 싸웠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국민들은 기존의 정당정치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밝게 해줄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이고, 과연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는 현재의 한국 사회를 조화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은 있는지 그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노후가 불안한 베이비붐 세대들에게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지, 사실 국민들은 안철수 원장에 관하여 그의 철학과 정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이 문제다. 그의 경제정책 능력과 외교국방교육 등 국가통치 능력이 기존의 정당후보들보다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금 추락하는 일본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 원장은 책임을 느껴야하고 철저하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언론도 시시콜콜한 안 원장의 개인적인 면을 네거티브하게 들추어내기보다는 그의 국가통치능력을 검증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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